장 자 영   농촌진흥청 유해생물과 농업연구사

 

 

땅콩은 콩과 작물로 땅콩 속(Rachis)에 속하는 초본식물이다. 고지방, 고단백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전 세계 많은 인구가 즐겨 먹는다. 대부분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다음으로 나이지리아 미국 순으로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북도 북부지역, 경기도 여주시, 전북 고창군, 제주시 우도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데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땅콩 재배면적은 3.741ha, 생산량은 9,512t이다. 


땅콩의 주성분은 지방질로 평균 47% 정도 함유하고 있으며, 단백질은 27% 정도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성분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에 도움을 주며, 항당뇨,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땅콩은 저장 중에 미생물 또는 해충에 의한 손상, 생화학적 변화 등으로 품질 저하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불볕더위와 비가 반복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땅콩을 오래 보관하면 곰팡이독소가 발생할 수 있다.

 
곰팡이독소는 곰팡이에 감염된 농작물의 생육단계부터 수확, 저장단계 전반에 걸쳐 생성될 수 있는데, 땅콩의 경우 곰팡이에 감염되면 아플라톡신 또는 오크라톡신과 같은 곰팡이독소가 생길 수 있다. 아플라톡신은 곡류, 견과류와 같이 탄수화물이 높은 작물에서 쉽게 생기며 사람이나 동물에게 급성 또는 만성 장애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오크라톡신은 신장과 간장에 주로 해를 끼치며 면역력 저하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이유로 곰팡이독소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허용기준을 설정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땅콩을 저장해야 할까. 우선 땅콩에 발생하는 곰팡이독소를 줄이려면 어떤 형태로 땅콩을 저장하는 것이 좋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겉껍질이 붙은 피 땅콩과 속껍질만 붙은 알땅콩을 습도 75% 이하, 온도 4~21℃ 조건으로 보관했다. 그 결과, 온도 21℃에서 저장한 알땅콩에서 6개월 후 오크라톡신 A가 발생했지만, 피 땅콩에서는 곰팡이독소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6개월 이상 실온에서 보관하려면 피 땅콩으로 저장하는 것이 알땅콩 상태보다 곰팡이독소 오염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어떤 온도에서 곰팡이독소가 잘 생기는지 알아보기 위해 습도 90% 이상 조건에서 피 땅콩을 15, 20, 25, 30℃에서 저장했다. 실험 결과, 저장 3개월 후 25℃와 30℃에서 총 아플라톡신이 기준치의 6~7배를 초과해 발생했으며, 오크라톡신 A는 저장 3개월 후 30℃에서 곡류 기준치의 6배 수준이 검출되었다. 이를 통해 피 땅콩으로 저장하더라도 높은 습도와 온도에서는 곰팡이독소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일반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땅콩 또한 온도와 습도가 낮으면 저장 중 변질이 적어진다. 보통 실온에서 피 땅콩을 저장하는 경우는 종실의 수분을 10% 내외로 하고 수분을 흡수하지 않도록 습도를 65% 이하로 해 피 땅콩의 형태로 저장하는 것이 좋다. 알땅콩을 저장해야 한다면 종실의 수분함량을 7%로 하고 1~5℃에서 보관하면 1년 동안 품질이 저하되지 않게 저장할 수 있다. 또한, 저온 보관이 힘들다면, 지퍼백이나 용기에 밀봉 저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습도가 90% 이상 계속되는 날이 많지 않아 땅콩을 실온이나 저온 창고에 보관하면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몇 해 사이 기습적인 비와 불볕더위가 반복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늘어나 땅콩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출하하기 위해서는 10~15℃의 저온 창고에 피 땅콩 상태로 저장하고 습도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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