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

 

 

동의보감이 동양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의학서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하거나 닿을 수 있는 생물자원으로 병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렸다는 대중적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서다. 더욱이 동의보감은 성리학 기반의 국정인 조선중기에 누구나 알기 쉽게 향약명(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명)을 한글로 적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이같은 동의보감 의미가 흠뻑 배어있는‘식품보감’책자를 냈다. 동의보감 속 생물자원을 똑같이 음식재료로 다뤘다는 점에서‘동의보감’의 가치를 한껏 담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군다나 재료마다 효능과, 요리하는 방법, 어떻게 섭취하는게 좋은지, 식품끼리의 궁합, 재료를 매개로 한 음식의 유래 등 책자가 품고 있는 내용이 용어도 쉽고 누구나 술술 읽을 수 있는게 장점이다. 어려운 전문용어를 풀어 쓴 담당 연구사의 내공이 엿보인다.


책자는 총 954페이지 분량 여섯 권으로 나눠져 그 안에 428종류 음식재료를 다루고 있다. 제1권엔 멥쌀 등 곡식류 41종, 제2권은 대추 등 과실류 56종, 제3권 생강 등 채소류 89종, 제4권은 둥굴레 등 약초류 105종, 제5권은 계피 등 나무류 58종, 끝으로 제6권엔 밀가루를 비롯 가공소재 79종 등이다. 설명과 함께 사진이 수록돼 있다.


가령 제3권 채소류 부문에서 배추를 찾아보면,‘한의학적 효능, (소화기계 건강) 소화시키고 기를 내린다…(해열) 가슴의 열을 없앤다…’‘한의학적 성질, 성질이 서늘하다’고 게재돼 있다. 또‘가공방법, 위와 장을 잘 통하게 하려면 국을 끓이거나 절여서 자주 먹는다.…당뇨병에는 자주 먹으면 가장 좋고 즙을 내어 마셔도 좋다’고 서술하고 있다.‘궁합에 맞는 재료, 채소 중에 배추는 자주 먹기에 가장 좋지만, 많이 먹으면 냉병이 생기는데 생강만이 풀 수 있다’고 레시피의 보충재료로 무엇이 필요한지도 강조했다.


식품보감 발간을 담당한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박신영 연구사는“국내 농식품 자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면서, 식품에 쓰이는 우리의 농산물 자재를 보다 쉽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가정요리에 관심있는 분들이나, 무엇보다 초등교육 현장에서 관심이 높고 호응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식품보감 책자는 관계기관과 주요 도서관에 배치돼 있고, 농진청 농업과학도서관(lib.rda.go.kr)에서 PDF로도 열람할 수 있다.(문의,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063-23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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