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헌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종자산업진흥센터장 

 

농업현장에서 스마트 열풍이 거세다. 특히 기존의 농장과 온실을 대체하는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하다. 스마트팜을 간단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스마트’라는 단어를 통해 기존의 농장과는 차원이 다른 다양한 기능이 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농업인의 감소와 작물 소비 패턴의 변화를 고려해 볼 때,  스마트팜이 현장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스마트팜이 농업현장, 특히 원예분야에 적극 활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바로 높은 시설비용이다. 

스마트팜 온실은 도입시설의 기능과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같은 규모의 일반온실보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의 비용이 더 소요된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스마트팜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일반 작물 대비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향후 원예분야의 스마트팜 확산에는 스마트팜용으로 개발된 고부가가치 품종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종자산업에도 ICT융복합이 진행되고 있다. 품종 개발기술은 농생명 빅데이터와 ICT를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육종으로 변화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팜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육종가는 정밀하게 재배환경이 조절된 스마트팜에서 품종 특성을 정확하게 평가·선발할 수 있으며, 각종 센서를 통해 얻어진 환경 데이터를 축적·분석하여 작물의 최적 재배환경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수출 대상국의 환경을 스마트팜으로 시뮬레이션하여 국내에서 수출 품종을 개발할 수 있고, 환경 조절을 통해 품종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만약 스마트팜에서 생산성과 품질을 최대치로 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한다면 스마트팜과 품종을 패키지화하여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나아가 정밀 이미지분석 장비가 있는 자동화된 표현체 온실에서 기존에는 개발하기 불가능했던 품종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미 선진국과 글로벌 종자기업에서는 표현체 온실을 통해 고온, 가뭄 저항성 등 내재해성 작물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도 명확한 비전과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한다. 


 농식품부, 농진청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농식품부는 디지털육종 전환기술개발사업을 시작하였으며 올해약 101억원이 투여된다. 농진청의 경우 디지털농업 조기 구현을 위해 스마트팜 최적환경 제어시스템 개발, 데이터 기반 디지털육종 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된 10대 핵심 추진과제를 선정하였으며 올해 총 878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추어 한국농업기술진흥원도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입주종자기업에 스마트온실 구축을 지원하고자 하는 사업을 농식품부와 함께 계획 중에 있다. ICT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코로나19로 인해 큰 사회적·경제적 변화가 진행 중인 지금, 관련 산·학·연이 이를 적극 활용하여 종자산업이 보다 더 스마트한 디지털 첨단산업으로 도약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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