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익 한국고구마생산자중앙연합회장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올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식량안보에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농업인들은 농업이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여기고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농산물값 폭락과 인건비 폭등 등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농촌 지역의 인건비는 매년 오르고 있다. 특히, 외국인노동자의 일손 품귀 현상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농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촌 외국인노동자의 평균 일당은 남녀구분 없이 14만원에 달한다. 고구마 수확기에 하루 10명을 고용하면 140만원, 100명을 고용하면 1,400만원이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에다 올해 고구마의 경우 생산량도 줄었고, 고구마 값도 좋은 편이 아니다. 여주지역의 경우 지난 6월에 가뭄이 심했고, 최근 일부를 수확해보니 작년보다 20%가 줄었다. 최근 가락시장에서의 가격은 10kg기준 12,000원이 나왔다. 


농촌 외국인노동자의 인건비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농촌 인력확보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가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들의 숫자를 확대하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7월말 기준 2만73명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보다 13%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는 17%가 감소했다. 


올해는 정부가 농업분야 외국인근로자 1,230명 추가고용을 허용했고, 연도별 신규 고용허용 인원도 2~4명으로 확대하지만 농촌 인력 수급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농업인들은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양성화시켜 농촌에 투입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을 하는 인력의 숫자를 확보해놔야 인건비가 더 이상 안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불법체류자는 40만명 가량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 시장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3년째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은 경우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농촌만은 단속 강화보다는 코로나19 종식까지로 제한을 두더라도 불법체류자 신분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양성화 방법을 찾아 농촌인력난을 해결하고, 현장에서의 인건비 하락을 유도해야 한다.


덧붙여, 일부 지자체가 근로자를 신규채용하는 소상공인에 대해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처럼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는 농업인들에 대해 인건비를 지원해 주길 바란다. 
이와함께, 생분해필름 같은 농업인들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농자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들이 사용하는 비닐은 수거도 힘들고, 농촌 구석구석에 쌓여있어 토양 같은 농촌환경의 오염을 야기하고 있다. 


생분해필름을 사용하면 수확 후 비닐을 걷는 인건비 등 30% 가량이 절감된다. 농사 짓는데 인건비가 30%를 차지하는 것에 비춰보면 굉장한 효과다. 


하지만 생분해필름은 1km짜리가 15~6만원정도이고, 일반비닐은 4~5만원대라 가격 차이가 커 일반 농가들이 사용하기에는 아직 비싸다. 이런 점을 정부가 검토해서 빨리 지원을 해줘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 양성화, 생분해필름 같은 농자재 지원은 현재 상태에서 농업인들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다. 지금은 기후변화, 농자재비 급등으로 정상적인 농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농촌인력 문제 코로나19 발생 후 충분히 예측이 됐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농업인들의 생각이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지자체가 농촌인건비 폭등과 인력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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