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우  한국임산버섯생산자단체연합회장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언택트’라는 단어가 일상화 됐다. 소비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새벽배송, 로켓배송 같은 이름의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올 초 농협경제연구소의‘2022년 주목해야 할 농업·농촌 10대 이슈’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8월 누적 거래액 기준 농축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5.1조원으로 2017년 이후 연평균 35.4%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의 경우, 61.2%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또, 농축산물을 포함한 전체 온라인쇼핑 시장규모가 2021년 185조 원에서 2023년에는 241조 원으로 약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산물 판매도 예외일 수 없는데, 이미 많은 농산물이 밀키트(간편식)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밀키트는 재료 손질이 다 돼 있고, 각 재료와 소스도 정량이 들어 있어 누구나 간편하게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버섯 판매 역시 밀키트 형태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버섯은 포장단위가 크고, 저장성이 떨어진다. 또, 목이와 팽이를 비롯해 큰느타리(새송이), 표고, 느타리 등 품종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오히려 원하는 버섯을 다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예를 들어 일곱 가지의 버섯을 한 종류 당 30~50g씩, 합이 250g 정도의 무게로 판매한다면 2, 3인 가족이 한 끼 식사에서 알맞게 먹을 수 있게 되는 편리함이 생긴다.


지금은 밀키트 시대다. 버섯은 된장찌개, 불고기전골, 샤브샤브, 비빔밥 등 다른 밀키트의 서브 재료로도 우수하다. 실제로 시판 중인 비빔밥 밀키트 세트에는 양념 소스, 시금치, 호박 등과 함께 표고버섯이 들어있다. 아울러, 버섯의 밀키트 DIY도 가능하다. 전골용, 구이용 버섯, 샤브샤브용 버섯 밀키트 등으로 구분하고, 소비자들에게 내가 원하는 품종의 버섯을 원하는 양만큼 밀키트 형태로 주문할 수 있게 한다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한 농가가 다양한 버섯을 재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도 일부 깔려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런 밀키트의 인기를 두고 코로나19 상황에서만 유효할 것이란 평가도 내린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소비자들이 다시 시장과 마트로 나가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밀키트의 인기도 떨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에 밀키트의 맛과 경제성, 편리함을 알아버린 이상 소비자들이 기존의 오프라인으로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다른 농산물처럼 버섯도 자재비·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과 가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판로 확대와 수출 활성화 같은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 초 농업전망, 임업전망에서도 표고 생산량이 4% 감소 예상되는 등 버섯은 생산량은 줄고,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해 전반적인 시장침체를 예측했다.


기존 버섯 판매는 도·소매상에 출하하는 오프라인 방식에 안주해 왔다. 이제는 밀키트에 맞춘 다양한 품종재배와 시설, 장비·인력으로 온라인 거래에 최적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장을 봐서 집에서 해먹기도, 사먹기도 어려운 고물가의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 준수한 퀄리티, 쉬운 조리법을 갖춘 밀키트를 원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국내 버섯 농가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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