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농림수산식품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하반기 농식품 물가안정’을‘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추석이 하반기 물가안정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물가관리에 집중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주요 성수품 공급량을 평상시 보다 대폭 늘리고 배추·무·사과·배 등 주요품목의 여름철 재해 대비와 생육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소고기·닭고기·돼지고기와 양파·마늘·감자·배추 등 국산 공급부족 품목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소비 위축,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각종 원자재값 인상 등에 대한 대책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농업인들의 절규는 외면됐고,‘작황 부진-공급물량 부족-시장 가격 상승’이라는 시장경제 원리는 무시됐다.

농식품부가 물가관리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농업인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다. 사료값과 비료값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 에 불과하다.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농식품 물가안정’외에‘식량주권 확보, 쾌적하고 매력적 농촌 조성, 반려동물 생명 보장과 동물보호 문화 확산’이 포함된 5대 핵심과제가 함께 발표됐다.

‘분질미 생산 확대를 통한 수입 밀가루 대체’ 외에는 이전 정부와 별 차이없는 정책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다. 역대 대통령의 업무보고에서 거의 빠지지 않았던 ‘농가소득 안정’ 과 ‘농산물 유통 개선’ , ‘쌀값 안정 대책’ , ‘농지제도 개선’ 등 농업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정책들은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농업인들의 불만이 크다. 현재 농업생산을 담당하는 다수의 농가경영주에 대한 고민과 지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공약한 ‘농업직불금 5조원 확대’ 가 ‘주요과제’ 에서 배제되면서 이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농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다. 농업인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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