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질병방역과 수의연구사 

 

 

우리는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질병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되었다. 위생은 사전적 의미로 건강에 유익하도록 조건을 갖추거나 대책을 세우는 일을 말한다. 즉 삶에 해를 끼치는 것을 제거해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위생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가 더러운 환경과 맞닥뜨렸을 때 불쾌감을 느끼고 청결한 환경에 있을 때 쾌적함 느끼는 것과 같이 동물도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될 때 더 안정감을 느낀다. 돼지도 마찬가지다.


 돼지를 지저분한 동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오해다. 민감한 후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고, 지능도 발달해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동물이다. 돼지가 청결하지 못한 여건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배설장소와 휴식·수면을 취하는 장소를 구분해 청결을 유지하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더러운 환경은 돼지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될 수 있다. 


 양돈 농장의 작업자에게도 청결한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정리되지 않은 작업환경, 청소되지 않은 돈사의 분변 등에서 발생되는 축사 냄새는 작업자의 작업 능률을 떨어뜨리고, 호흡기 문제 등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로 인해 세균이 많이 증식하고, 유기물이 빠르게 부패하므로 돈사 환경을 더욱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오염된 돈사에서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클로스트리디움과 같이 장염, 설사를 일으키는 세균 감염에 의한 질병이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질병 감염은 농장의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여름철 양돈 농장에서 세균성 질병 발생을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것, 바로 위생 관리다. 


 위생 관리의 기본은 청소와 소독이다. 그러나 청소하지 않고 소독약을 뿌리는 것은 돈 낭비이다. 눈에 보이는 더러운 분변, 먼지, 사료찌꺼기 등 유기물을 제거하지 않고 소독제를 사용하면 소독 효과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독에 앞서 돈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적인 청소와 소독이 올바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방역을 위한 소독약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소독약은 약대로 소비하면서 원하는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탓이다.


 각 시설이나 관리 기구를 주기적으로 세척·소독하고 소독일지나 점검표를 비치해 기록관리 하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소독 전에 청소를 할 때는 눈에 보이는 유기물을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고압 세척기 등을 활용해 벽에서 바닥 순으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청소를 시행할 때 효과적으로 유기물을 제거하기 위해 축사 전용 세척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세척제는 바닥이나 벽에 붙어있는 유기물이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해주는데 더 오래 묻어 있을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에 표면에 접촉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세척이 충분히 되었다면 건조 후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세척 후 바로 소독제를 뿌리게 되면 세척할 때 사용했던 물이 남아서 소독제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 소독약을 사용할 때는 용도 및 목적에 맞는 적절한 소독제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유효 농도 등을 충분히 숙지해 농도에 맞게 희석해 사용해야 한다. 소독 요령에 따라 정확하게 실시해야 소독 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청소와 소독은 위생 관리의 기본이다. 돈사, 사료, 관리자, 방역 위생 등 각 분야에서 위생 관리가 정확히 이루어진다면 돼지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성장 능력이 발휘돼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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