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분질미 활용 쌀 가공 활성화 대책’ 발표
분질미 재배면적 4만2천ha 조성…연간 20만톤 공급
식량자급률 52.5%로, 밀 자급률 7.9%로 상향 기대

 

 

 정부가 밀 수입을 줄이고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루용 쌀’ (분질미) 품종의 공급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식량 자급률을 현재 45.8%에서 52.5%로 올릴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분질미는 가루로 가공하기 쉬운 쌀 품종으로,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수원542’ , ‘바로미2’ 등 품종이 있다.


일반 쌀은 단단하기 때문에 가루로 만들려면 물에 불린 후 건조·제분하는 ‘습식 제분’을 해야 하는데,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있어 건식 제분이 가능하다. 건식 제분은 습식 제분보다 비용이 낮고 전분 손상도 적어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유리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연간 밀가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20만톤을 분질미로 대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7년까지 일반 벼 재배면적 4만2천㏊를 분질미로 바꿀 계획이다. 올해는 기존 분질미 재배농가, 농진청의 시험포장 등을 활용해 분질미 재배면적을 지난해의 4배 수준인 100㏊로 늘린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직불제’항목을 신설해 참여 농가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밀 전문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밀·분질미 이모작을 유도해 분질미 재배를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분질미가 유통시장에 안착되도록 유통 과정에 직접 개입할 방침이다. 우선 매년 농가들과 분질미 매입 계약을 맺고 해당 물량을 공공비축미로 보관했다가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업체에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이다.


쌀가루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식품기업 등 수요처와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는 분질미와 쌀가루 1톤을 CJ제일제당, 농심미분 등에 제공하며 내년에는 물량을 약 1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당 업체에서는 이 물량으로 분질미의 가공 적합도를 평가하고 레시피를 개발토록 했다.


식품업계는 케이크, 과자류, 밀가루 함량이 낮은 어묵, 소시지 등은 분질미 쌀가루만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면 등 면류, 식빵 등 발효빵류, 튀김가루 등 분말류, 만두피 등은 분질미 쌀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해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분질미의 소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생산자, 소비자단체, 제분업체, 가공업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쌀의 기능성 식품 원료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 시장을 육성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7년까지 쌀 가공산업의 시장 규모를 현재의 7조3천억원에서 10조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식량자급률은 45.8%에서 52.5%로, 밀 자급률은 0.8%에서 7.9%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