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농 복지향상 위한 지자체별 다양한 정책 수립·시행
들녘 화장실·여농 쉼터 설치, 출산바우처 지급 등 눈길

 

 

▲충청남도는 2019년부터 여성농업인포럼을 개최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충청남도는 2019년부터 여성농업인포럼을 개최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농촌에서 여성농업인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히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여성농업인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이에 여성농업인들을 위한 권익 보호와 복지 확대 등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여년 전부터 여성농업인의 복지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여성농업인 육성정책의 중장기계획(5년 단위)인‘여성농업인 육성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이 기본계획을 토대로 연간단위 세부사항과 일정을 구체화한‘여성농업인 육성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시·도에서도 농식품부의 시행계획 기본으로 하고, 지역 실정에 적합한 여성농업인 정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시·도에서 추진하는 여성농업인 정책은 행복바우처 사업, 역량강화 교육 추진, 농협 여성조합원 및 임원 비율 확대, 여성농업인 창업 지원, 영농도우미 지원 등 큰 틀은 비슷하다. 이중 여성농업인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통해 수립된 특색있는 여성농업인 정책을 추진하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시·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성농업인 정책 중 특색있는 정책을 선정해 소개한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여성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성평등한 농업정책 실현을 요구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지난해 11월 17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여성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성평등한 농업정책 실현을 요구했다.

 


■ 강원도, ‘들녘별 친환경 화장실’ 설치

너른 들판에서 화장실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집에 갔다 오자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농작업이 느려질 것을 우려해 볼일 보는 것을 참고 또 참는다. 월경을 하는 여성농업인들에겐 더 곤욕이다. 이러한 상황에 방광염 등 여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여성농업인들이 많다.


여성농업인들은 들녘에 화장실을 설치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최근 치러진 6.1지방선거에서도 여성농업인들은 후보자들에게 들녘 화장실 설치를 요청했다.
이러한 여성농업인들의 요구에 몇 해 전부터 충청남도에서는 시범사업으로 당진, 아산, 공주 등에 간이화장실을 설치하기도 했다.


올해는 강원도에서‘들녘별 친환경 화장실 설치’지원을 새롭게 신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농작업 현장에 친환경 화장실 설치를 지원해 여성농업인의 생활기본권을 보장하고, 건강증진을 도모하며, 농작업 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들녘, 하우스 밀집 지역, 과수 및 화훼 등 집단 작물 재배 지역에서 5호 농가 이상 사용 가능한 지역을 선정해 지원한다. 올해 20개소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화장실은 EM, 톱밥, 기타 미생물을 활용해 악취가 적고 사용과 관리가 편리한 친환경 모델로 조성된다. 화장실이 농작업 현장에 만들어지면, 오랜 시간 화장실을 오가던 농업인들의 불편해소는 물론 영농효율도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 충청남도 ,‘여성농업인 쉼터’ 조성

일터와 가정의 경계가 없는 여성농업인에게는 쉴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이러한 취지로 마련된 것이 충청남도의‘여성농업인 쉼터’조성 사업이다.


충청남도에서 최초로 도입한‘여성농업인 쉼터’조성은 읍면의 낡고 버려진 유휴공간을 여성농업인들의 배움과 휴식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누구도 찾지 않던 낡은 공간이 여성농업인의 사랑방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지난해 첫 공모에서 아산시 인주면이 선정됐고, 올해는 당진시 송악읍이 최종 선정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성농업인 쉼터’는 가사와 농사일에 지친 여성농업인이 마음 편히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소통하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마을 부녀회에서 주민 책임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노동과 가사에 지친 여성농업인들에게‘여성농업인 쉼터’는 좋은 소통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경상남도, ‘청년여성농업인 출산바우처’ 지원

  도시는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이 잘 마련돼 있지만 농촌은 아이를 맡기고 싶어도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또 직장인은 육아휴직이라는 제도가 있지만 여성농업인들은 내가 농사를 쉬고 싶다고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도 바로 농사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하지 않으면 소득이 없어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경상남도는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가치를 인정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올해 신규사업으로‘여성농업인 출산바우처’를 전국 최초로 시행키로 했다.


신청대상은 올해 1월 1일 이후 출산한 도내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40세 전업적 여성농업인으로, 출산일로부터 3개월 이내 거주지역 읍면 사무소에서 신청하면 된다. 


사업대상자로 선정되면 매월 100만원씩(자부담 20만원씩) 9개월 동안 총 900만원을 모바일 제로페이 바우처로 지원받게 된다. 의료분야,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제외한 도내 출산·보육 지원 관련 업종에서 발급일로부터 1년간 사용 가능하다.
경남도내 출산여성농업인의 출산 후 소득감소 및 단절에 따른 생계 부감을 경감하고 지역사회 저출산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전라북도, 겸업여농도 바우처 지원대상 포함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은 여성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대표 복지정책 중 하나다. 행복바우처 사업은 문화적 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 여성농업인의 복지증진과 문화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행복바우처로는 영화 관람, 도서 구입, 스포츠용품 구입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신청 후 심사를 거처 행복바우처 지급 대상자로 선정되면, 지원금액이 담긴 바우처 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된다. 행복바우처는 지자체별 사정에 따라 지원금액과 자부감 여부 등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느 지역 여성농업인이든지 바우처 사업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겸업 여성농업인들에게는 바우처 사업이‘그림의 떡’이다. 농사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여성농업인들이 또 다른 일을 찾아 농사와 병행하고 있는데, 4대보험을 받는, 즉 겸업을 하는 여성농업인들은 바우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그런데 전라북도에서 올해부터 일정 소득수준 이하의 겸업여성농업인도 지원대상에 추가키로 해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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