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부권 가뭄취약지 8곳 조사 착수


해마다 가뭄으로 곤란을 겪는 충남 서부지역에‘지하수 댐’건설을 위한 환경조사가 진행된다. 지하수 댐은 땅밑 인공 물막이벽으로, 지하수위를 상승시켜 지하수를 확보하는 시설물이다.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이병호)는 보령댐의 만성적인 저수율 부족으로 해마다 가뭄을 겪는 충남 서부 8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하수 댐 후보지를 조사한다고 9일에 알렸다.


보령댐에서 물을 받는 충남 서부지역은 해마다 가뭄 문제가 반복되자 금강에서 도수로를 통해 물을 끌어다 쓰고 있는데 이마저도 수요에 견줘 공급할 수 있는 양이 절반에 그치는 형편이다. 보령, 서산, 당진, 서천, 청양, 홍성, 예산, 태안 8개 시·군은 만성적인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들 보령댐 권역 물 수요량은 하루 23만4천 톤인데 도수로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양은 하루 11만5천 톤에 불과하다. 충남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어촌공사에 2023년 12월까지 지하수 댐 후보지 조사를 요청했다.


지하수 댐은 기존 지표수 개발에 견줘 공사비와 관리비가 저렴하고, 수몰 문제와 붕괴 위험 없이 깨끗한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나 기후변화가 심해지기 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실제로 농어촌공사가 1980년대에 경북 상주시 이안댐을 시작으로 5개 지하수 댐을 설치해 운영했는데, 지금까지는 지표수 중심으로도 용수확보가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강수 부족으로 인한 국지적 가뭄이 반복되고, 2017년 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충남 공주 옥성 지하수 댐이 농업용수 공급기능을 톡톡히 하면서 지하수 댐이 가뭄 극복의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 완공한 강원 속초시 쌍천2 지하수 댐은 농업용수에서 범위를 넓혀 식수까지 해결하면서 고질적인 속초지역 가뭄을 해결한 사례로 꼽힌다.


속초시의 주요 취수원인 쌍천은 하천의 길이가 짧고 경사가 급해 물을 오래 저장하지 못하는 지형적 단점으로 인해 해마다 극심한 물 부족을 겪었다.


쌍천2 지하수 댐 설치 완료에 따라 2만6천 명이 쓸 수 있는 양인 하루 7천 톤 이상의 상수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상습적인 식수 부족이 해결됐다는 평이 나왔다.


올해 기록적인 겨울 가뭄으로 노지 월동작물 생육에 어려움을 겪은 경북 지역에서도 지하수 댐 기본조사가 완료됐다. 울진군 황보천 유역에 대한 지하수 댐 세부설계가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 본격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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