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남면 폐기물매립장 반대여론
업자는‘두루뭉술 초안’으로 요식행위

 

 성남초, 신사초, 천남중, 수신초, 병천초, 아우내중, 병천중·고, 목천초, 신계초, 목천중·고, 북면 은석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폐기물매립장 예정지에서 반경 6㎞ 안에 있는 교육시설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유치원, 어린이집 빼고도 이렇게 많아요.”


류형선 폐기물매립장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이 20일 성남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앞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농촌지도자 천안시연합회 성남면지회 사무국장도 맡고 있다.


류 사무국장은 매립장 예정지 경계 2㎞ 이내 성남면 신사1·2·3리, 신덕2리, 화성1·2·3리, 대화1·2리, 봉양4리와 수신면 신풍1·2·3리, 속창1리, 병천면 가전1·2리, 북면 연춘1·2리, 목천면 운전1·2리 등 수십 개 마을이 있고 대부분 주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천안 제5 일반산업단지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의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이정일 충청남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센터장이 사회를 맡았으며 사업자 측에서 안계창 넥서스에코텍 대표와 정안익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등 5인이 참석하고 주민대표로는 허한 대책위원장, 박정규 성남면 자치회 회장, 유보선 신덕1리 이장과 하승수 변호사, 정해량 도로문제연구소장 5인이 동수를 이뤘다.


천안 제5 산업단지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은 산단을 포함해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업장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을 성남면 일원 3만3668.8㎡(약 1만 평) 땅에 만드는 사업으로, 금강유역환경청이 승인기관이다. 케이티건설산업을 인수한 넥서스에코텍이 사업시행자가 됐으며, 올해 10월부터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넥서스에코텍 측은 이날 공청회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공개하고 대기 질과 온실가스, 악취, 수질과 토양, 소음·진동, 위생과 공중보건 등 항목별 영향예측과 저감 방안을 발표했다.


안계창 대표는“침출수 문제나 지하수 오염, 악취 민원과 안전문제 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기술수단을 마련해뒀다”라며 사업자 측과 주민대표,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세부대책을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정폐기물과 일반폐기물 비중을 포함한 구체적 매립대상 폐기물 목록과 그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등 핵심정보가 삐진 공청회 초안 자료의 부실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대표 측은 “일반산업단지를 일곱 차례의 변경 고시를 통해 특정 유해물질들을 배출하는 기업들이 들어서는‘화학단지’로 변모시키더니‘지정폐기물 매립장’을 의무적으로 조성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몰고 왔다”라며 천안시와 금강유역환경청을 원망했다.    


박정규 회장은 “11년간 폐기물 91만 톤이면 15톤 덤프트럭으로 11년간 매일 21대분의 폐기물이 반입된다는 얘기”라며“인근 마을주민과 학교 학생들에게 대재앙이 될 것이 빤한데도 어떤 무지막지한 폐기물이 들어올지 자료에도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민대표들은 기본적인 정보도 누락한 채 공청회를 강행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일침을 놓으며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 초안 자료와 대책 등을 내놓고 다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어돔 형태의 시설도 논란이 됐다. 폐기물매립장을 큰 풍선 모양으로 감싸는 시공인데 전국 각지에서 붕괴나 파손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설계시공과정에서 지붕형 밀폐시설을 검토할 것을 지침으로 내린 사안이다.


업자 측은 이날 공청회에서 사업승인기관인 금강유역환경청 등이 에어돔 형태 시설을‘승인’한 것처럼 발표했다가 주민 측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하승수 변호사는“정부는 2018년부터 이미 에어돔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붕형을 검토할 것을 명시했는데 넥서스에코텍 자료에는 어디에도 검토한 흔적이 없어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업자 측의 에어돔 시공계획을 마치 금강유역환경청이 승인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폐기물매립장을 반대하는 주민대책위는 전국 각지의 산업폐기물을 농촌 지역에 몰아넣는 것은 부당하다며 각 지역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은 해당 지역에서 해결하도록 법제화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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