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외산면비암1리마을회’

세상만사 손뼉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쿵짝’까지 잘 맞으면 궂은일도 즐거운 법. 
고립되고 한적한 산골, 주암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마을에서 한평생 나고 자란 이장과 3년 차 귀촌인의 ‘쿵짝’ 덕분이다. 두 사람이 뜻을 모아 사업에 참여한 지 이제 1년. 짧은 시간이지만 마을주민들의 표정, 대화, 일상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산골마을에 화합과 교류의 싹을 틔운 콤비 그리고 누구보다 열정적인 공동체 주민. 죽이 척척 맞는 유쾌한 그들의 이야기다.

 

 

원예 심리치유 프로그램이 열린 날, 강사로 참여한 세영 씨를 도와 이장님과 부녀회장님이 꽃꽂이 재료를 미리 세팅하며 분주하게 수업을 준비했다. 하나둘 마을주민들이 회관에 모이기 시작하자 주민 한 분이 자진해 출석체크를 시작했다.“노인 회장 왔는가? 왔으면 대답 좀 크게 혀~”재치 있는 너스레에 여기저기 웃음 만발. 곧이어 세영 씨의 지도에 따라 본격적인 수업이 진행됐다. 


꽃을 매만지는 손길들이 정성스럽고, 표정들은 꽃보다 알록달록했다. 서로가 만든 꽃바구니를 둘러보며 서로의 마음에 대해 터놓는 시간도 이어졌다.“요즘, 마음의 여유가 하나도 없었는디 이렇게 두런두런 모여서 예쁜 꽃 맹그니 맘이 편안허고 좋네유.”주민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격려의 박수도 잊지 않았다.

 

 

외산면비암1리마을회에서는 심리치유와 생활체육 크게 2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어교사를 그만둔 뒤 이곳으로 귀촌한 장세영 강사 겸 담당자가 실질적인 사업 관리를 담당한다. 교사 경험과 심리치유 관련 자격을 살려 심리치유 프로그램 강사로도 나섰다. 


그가 사업을 맡은 건 주암마을 이장님의 권유 때문이다. 마을사업에 관심이 많은 이장님은 웬만한 남자보다 추진력이 넘친다. 군청에서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정보를 듣자마자 마을에서 가장 젊은 세영 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잠시. 세영 씨는 마을의 일원으로서 이장님의 요청에 선뜻 응해주었다. 지원서를 넣고 교육을 진행하기까지 모든 과정은 세영 씨가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터. 그의 수고로움을 고맙게 여긴 이장님도 마을주민의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했다. 그렇게 토박이 이장과 젊은 귀촌인은 서로의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 마을공동체를 함께 이끌어나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각자 생업에 몰두하는 데 바빠 마을 분위기가 지금처럼 화기애애하진 않았다고 한다. 주민 화합에 적극적인 지금의 이장님이 부임하고, 귀촌한 세영 씨까지 힘을 보태며 마을엔 서서히 변화가 싹텄다. 그리고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농촌 교육·문화·복지 지원사업 참여로 교류와 화합을 한껏 고조하는 계기가 됐다. 

 

 

매주 지역 강사를 초빙해 댄스와 요가 등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생전 써보지 않았던 기구와 몸짓으로 처음엔 쭈뼛쭈뼛 어색했지만 점차 자신감과 흥미가 붙어 이젠 동작 하나하나에 힘과 흥이 넘친다. 그간 교육·문화에 소외되었던 주민들은 새로운 배움과 성취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었다. 


1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 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컴퓨터 활용 교육이나 영어교실 등 새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서로를 품는 외산면비암1리마을회. 앞으로도 더 넓은 배움과 화합의 장을 펼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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