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경쟁력 높이고 이모작 확대
농진청,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 운영

 

 

현재 우리나라 밀 자급률은 1% 내외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반면 밀 소비는 국민 1인당 한 해 32kg으로, 쌀 다음으로 많다. 주곡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국산밀이 고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입산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국산밀 가격은 수입밀의 3~4배에 이른다. 너무 가격차가 크다 보니 국민들이 일상에서 국산밀을 소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국산밀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정부도 그간 밀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내놨지만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밀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밀 자급률을 5%까지 올릴 계획을 발표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농촌진흥청이 도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 밀산업 육성을 위해 종자, 재배기술, 수확후 관리기술 등 전반에 걸쳐 행보에 나섰다.

 

 

‘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 운영


농진청은 밀산업 육성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우선‘국산밀재배품질관리지원단’을 꾸리고 국산 밀 생산단지의 확대 조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매년 생산 단지에서 기후, 토양, 재배여건, 수량, 품질 정보를 수집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품종 선택, 비료주기·물관리, 수확후관리 등 생산 단지별 특이성을 반영한 맞춤형 고품질 밀 생산관리 기술을 설정, 환류(피드백)하는 종합적 기술지원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중점 추진 업무는 ▲전국 밀 생산단지 데이터 수집 및 관리 플랫폼 구축 ▲생산단지 데이터베이스 분석 및 수량 품질 변이 요인 분석 ▲생산단지별 맞춤형 재배안내서 발간 및 재배품질관리기술 환류 등이다.


이를 통해 생산 단지별 품질과 수량 저하 요인에 따른 기술을 집중 지원하고 빵이나 면용 품질 기준에 맞는 1등급 밀 생산 비율을 높여 국산 밀 품질 고급화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겨울철 이후 계속되는 가뭄 같은 재해 발생에 적극 대응하고 품질향상을 위한 시기별 핵심기술을 지원하게 된다. 또 전국 밀 생산단지를 대상으로 농진청과 지자체가 참여하는 ‘현장기술지원단’을 6월말까지 집중 운영한다. 

 

품종개발, 재배기술 보급 확대


농진청은 단기적으로 기존의 생산성과 품질이 낮은 재배품종을 고품질의 신품종으로 신속히 대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과 재배 안전성이 높고 품질이 더욱 우수한 품종을 지속해서 개발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우선 면용은 재배 안정성이 높고 생산량이 많은 신품종‘새금강’을 신속하게 확대, 보급하고 빵용은 반죽이 잘 부풀고 식감이 부드러운 ‘백강’ 으로 우선 대체한다. 또 오는 2024년부터는 고단백질인‘황금알’을 보급할 방침이다. 


특히 농진청은 국수의 식감을 더 좋게 하도록 아밀로스 함량을 낮춘 면용 품종과 단백질 13퍼센트 이상인 강력분 빵용 품종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재배기술도 보급된다. 빵용 밀은 단백질을 높이기 위해 면용보다 질소 웃거름을 추가로 주는 기술을 보급하게 된다. 생육 영상을 기반으로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비료를 달리 주는 기술과 생육단계별 물관리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과 재배 품질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이삭싹나기(수발아), 붉은곰팡이병, 고온등숙에 대한 피해 경감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농진청은 또 생산·유통 단계별 품질관리기술을 확립해 현장에 실용화하고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수매단계 품질관리제도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수매단계 품질관리제도는 내년부터 종자 외관뿐만 아니라 단백질, 회분 함량 등을 평가해 등급화할 예정이다. 


특히 근적외분광분석기(NIR)를 이용한 단백질, 회분, 수분 등에 대한 신속한 품질분석 기술은 올해부터 수매현장에서 품질관리제도를 운용하는 핵심기술로 투입된다.
  
‘밀+콩’ ‘밀+벼’ 이모작 확대  


농진청은 재배면적 확대와 안정공급기반 구축을 위해‘밀+콩’이모작에는 생육일수가 짧고 수량과 품질이 우수한 장류 콩‘선유2호’를, ‘밀+벼’이모작에는‘해담쌀’등 생육일수가 짧은 벼 품종을 추천해 보급을 늘리면 이모작 재배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밀을 적기보다 늦게 심어도 일반적인 수확 시기인 6월 10일쯤에 수확이 가능한 늦뿌림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농업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는 시기, 품종 선택, 습해 대책, 수익성 등 이모작 재배기술에 관한 현장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밀 소비기반 확대를 위해 수입산과 차별화된 기능성 특화품종과 국산 통밀 이용 기술 개발, 용도별 혼합(블렌딩) 기술 개발을 강화해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소재를 원하는 소비 경향을 적극 반영하게 된다.  


이미 개발된 알레르기 저감 밀 ‘오프리’는 미국과 중국에 국제특허가 등록됐으며 현재 국내 밀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유색 밀‘아리흑’은 17개 업체에 기술이전 돼 통밀쌀, 통밀빵 등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 50헥타르의 재배면적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진청은 이같은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품질·가공·소비 분야 연구시설이 강화된 첨단 세대촉진 시설을 갖춘 밀 연구동을 신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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