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는 연말 연초면 누구나 가슴이 설렌다. 그동안 해오던 일이 더 잘 될 것이라는 기대에 또는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바라는 대로 되리라는 희망에. 특히 2년 넘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로 펴보지도 못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업체의 경영자는 더욱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업체보다 먼저 시장을 차지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하고 사업계획을 세울 때의 설렘은 누구도 알지 못하리라. 이미 생산하고 있는 제품의 기능이나 효과를 더 높여 시장을 먼저 차지할 수도 있고, 새로운 상품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사업계획을 제대로 세우고 그 계획대로 성공하는 꿈을 그리노라면 며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돈(사업자금)’일 것이다. 주변에 금융기관은 흔하지만 그 문턱이 모두에게 같은 높이는 아니다. 금융기관 담당자에게 열심히 사업계획을 설명해 보지만 결론에 이르러서는 담보를 요구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더 이상 담보를 제공할 만한 자산이 없는 기존 사업체의 경영자나 담보를 제공할 수 없는 창업자는 거기에서 좌절하고 만다. 


이러한 사업체를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는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마련하여 제공하고 있다. 우리 진흥원에서도‘농업 실용화기술 R&D 지원’,‘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스마트팜 ICT기자재 국가표준 확산 지원’등의 대상 사업체를 선발하였거나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재단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올해 지원사업을 각 기관의 누리집에 공고하고 있다.


물론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 또 지원사업 성격에 따라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제출하게 하지만 금융기관만큼 문턱이 높지 않다. 그래서 우리 재단의 지원사업을 받은 많은 사업체에서“재단의 지원금이 성공의‘마중물’이 되었다”고 한다.  


펌프를 써본 사람이라면 펌프를 처음 움직일 때 미리 물을 채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것이다. 빈 펌프에‘마중물’을 채워야 펌프가 돌아가듯이 정부지원금이 사업체를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부지원금을 잘 쓰면 마중물과 같은 약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지원금은‘눈먼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선정되고도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지원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2019년 4월 16일 「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약칭: 공공재정환수법)」을 제정하고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였다. 


2021년 4월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부정하게 청구한 2020년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금 453억 원을 회수했다고 한다. 정부 등의 지원금 약 252조 원 중 0.02% 수준이지만 아직도‘정부지원금은 눈먼 돈’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정부지원금은 잘 쓰면 마중물과 같은 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잘못 쓰면 전액 환수되고 법적 처벌은 물론 기존 사업까지 망치는 독이 될 수 있다. 슬기로운 정부지원금 활용으로 그동안 계획했던 사업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