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현장서 전천후 활약하는‘미생물’

글  싣는  순서

 

Ⅰ. 홍잠의 치매와 파킨슨병 예방 및 치료효과 구명
Ⅱ. 식용곤충(고소애) 이용 암환자 치료 메디푸드 개발
Ⅲ. 토종벌 질병 저항성 신품종 육성 및 품종 보급
Ⅳ. 작물 건강관리 미생물 실용화 기술 개발

 


영농현장에서 미생물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한데 이상기온에 대응하고 짠물에서도 농산물을 성장시키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더라도 농산물을 성장시키는데 미생물이 활용되고 있다. 미생물 분야에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농촌진흥청으로, 현재까지 작물 스트레스 줄이는‘PMC12 균주’, 고염류 스트레스 줄이는‘H20-5균주’, 작물 건조 피해 줄이는‘KJ40균주’, 복합기능 미생물‘GH1-13 균주’등이 개발됐다. 


개발된 미생물은 이미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 관련 제품이 출시되는가 하면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화를 꽤하고 있다. 일선 현장에 보급된 관련 제품들은 농업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어 향후 미생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물 스트레스 줄이는 ‘PMC12 균주’

시설재배지 작물은 비료 과다 사용과 집약 재배로 인한 고염류와 병해충, 이상기후에 따른 저온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아 안정적인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키 위해 개발된 미생물은 ‘PMC12 균주’로, 토마토 종자 내부에서 분리한 배리오보랙스 속의 미생물이다. 이 균주는 시설재배지 작물이 겪는 저온, 건조 및 풋마름병 등 생물적 스트레스와 비생물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생물을 처리한 후 저온(10℃)에서 4일간 스트레스를 준 결과,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에 비해 피해가 38% 줄었다. 또 토마토에 미생물을 처리한 후 15일간 물을 주지 않은 토마토에 다시 물을 주었을 때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은 토마토에 비해 피해가 59.4% 감소했다.


이 미생물을 처리하면 풋마름병에 대해서 38.9%의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호르몬과 ACC(1-aminocyclopropane-1-carboxylate) 탈아민효소 생성을 촉진하고 식물호르몬을 분비하게 도와 작물의 저온, 건조, 병원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염류 스트레스 줄이는‘H20-5균주’

미생물 H20-5균주는 토마토 뿌리 주위에서 분리한 바실러스 메소나에이다. 이 균주는 시설재배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고염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미생물을 토마토 어린 묘의 뿌리에 뿌렸을 때 염류 피해가 18.2% 줄었다.


고염류 조건의 토마토에 이 미생물을 처리하면 프롤린(proline)은 14.8%, 칼슘 이온은 26.0% 증가하고 나트륨 이온은 47.7% 감소됐다. 이런 변화는 세포가 삼투압 조절을 잘 하게 도와주고 세포벽을 단단하게 해주어 높은 염류에서도 작물이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미생물을 활용해 농가 현장 적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친환경 미생물 농자재로 개발할 계획이다.

 

 

작물 건조 피해 줄이는 ‘KJ40균주’

이상기상에 의한 작물의 건조 피해에 대비해 작물 건강을 높이는 대안을 마련코자 미생물의 유용한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개발됐다. 개발된 미생물은 고추 뿌리 주위 토양에서 분리한 바실러스 부타놀리보란스(Bacillus butanolivorans) KJ40균주로, 작물이 건조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을 높여준다.


이 미생물은 강릉 등 국내 농경지의 다양한 작물(부추, 배추, 고추, 딸기, 토마토) 뿌리 주변 토양(근권)과 염생식물로부터 총 447균주의 토착 세균을 분리한 후 건조에 내성이 있는 세균을 선발·동정한 것이다. 


포트에 심은 고추 뿌리에 이 미생물을 처리한 다음 물을 주지 않고 5일 후 관찰한 결과, 줄기와 잎의 무게가 일반적으로 물을 준 고추와 비슷했다.


식물이 건조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 내 활성산소 생성으로 지질과산화가 진행되고 막이 파괴돼 세포에 산화적 피해를 준다. 그러나 KJ40 균주를 처리한 고추의 잎에서 세포막 지질 손상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또 식물은 건조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공전도도가 점차 감소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줄어 생장이 더뎌진다. 그러나 KJ40 균주를 처리한 고추의 잎 기공전도도(48.4mmol/m2/sec)가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고추(31.1mmol/m2/sec)보다 높아 건조 스트레스 피해를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합기능 미생물 ‘GH1-13 균주’

작물의 주요 병원균에 대해 저항성은 물론 생육과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복합기능 미생물도  개발됐다. 개발된 복합기능 미생물은 ‘Bacillus velezensis GH1-13’으로, 토착 미생물 자원 중에 작물 활성증진 및 주요 병원균의 생육 억제 활성이 우수한 균주를 선발한 것. 


이 미생물의 이용 방법은 복합기능 미생물 배양액에 종자를 2시간 정도 담갔다가 파종해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감자를 재배한 결과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최대 16%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24% 상품성 향상 효과가 있었다.


또 고추 종자를 미생물 배양액에 담갔다 파종한 후 고추 유묘를 검정했더니 생육이 30% 증대되고 역병에 대한 저항성도 53% 높아졌다. 건조 내성과 저온 내성 또한 강화돼 건조에 따른 피해는 60%, 저온에 따른 피해는 80% 줄어들었다.


이는 복합기능 미생물이 생성한 작물 생육 관련 인돌아세트산과 휘발성 물질, 다양한 이차대사산물이 상호 작용을 해서 저항성과 생육기능, 면역기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곰취 역병 ‘미생물’ 로 안전하게 방제

여름철 시설 곰취 재배 농가에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역병을 안전하게 방제할 수 있는 미생물도 개발됐다. 
이번에 개발한 엔테로박터 아스뷰리에 ObRS-5는 작물 뿌리에 붙어있는 토양으로부터 분리한 국내 토착 세균이다. 이 미생물을 곰취 종자 또는 어린 모종에 처리했을 때 곰취 역병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곰취 종자를 108/㎖ 농도의 ObRS-5 미생물 현탁액에 3시간 담갔다가 파종한 결과, 미생물을 처리하지 않은 종자보다 역병 발생이 80%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또 시설하우스 포장에서 106/㎖ 농도의 ObRS-5 미생물 배양액을 곰취 어린 모종에 7일 간격으로 3회 처리한 결과, 역병 발병률은 7.5%로 나타나 처리하지 않은 곰취보다 발병률이 66.3% 줄었다.


또 ObRS-5 미생물은 역병균의 유주자낭 형성과 유주자 발아를 효과적으로 막고 휘발성 물질을 생산해 역병균의 균사 생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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