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7만톤을 즉시 시장 격리하여 농업인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24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0, 11월 80kg들이 쌀 한가마에 1만원이상 가격이 떨어진 것을 두고, 적정가격이 무너지지 않게 대응해야 한다며, 특히 농민들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시장격리)시기를 놓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개정된‘양곡관리법’에 의거, 초과생산량이 생산량의 3% 이상이거나, 수확기 가격이 전년 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경우 시장격리가 가능하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이런 근거로 ‘즉시 시장격리’하겠다고 논리정연하게 선제 대응을 약속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여당 의원들도 같은 SNS에 똑같은 글을 올려, 이 후보의 약속에 대한 스피커 역할을 했다. 이를 접한 농민들은 기대에 들떠있다. 쌀 수매가가 떨어질까 숨죽이던 분위기가 완전 살아났다. 


정부가 재정난으로 난색을 표하던 쌀 시장격리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다니, 이쯤되면 차기 유력 권력이 탄생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헌데 이를 시행해야 할 정부, 즉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는 막상 조용하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뜬금없는 소리’라고 애써 부정했다.

농식품부는 기존 입장대로, 쌀 수급불안이 발생하는지의 여부를 세밀히 모니터링 중이고, 기재부와도 여러 시나리오를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기재부 관계자 또한 산지쌀값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시그널은 아직 느끼지 않는 상황이라고 이 후보 발언과 거리를 뒀다. 해발 고저의 기류가 다르듯, 정치적 핫라인이 작동해서 소총부대가 모르는 ‘탄약 운반’ 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흑묘든 백묘든 쥐만 잡으면 될 일이다. 허나 불안한 기운도 감지된다. 과거 ‘농업은 직접 챙기겠다’‘ 농업예산을 늘리겠다’는 공약으로 농심을 가져간 후보와 겹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즉시 시장격리해서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확약을 믿고자 한다. 이재명 후보는 대권 도전의 문턱에서 농민에 대한 첫 약속을 지금 즉시 이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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