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색상과 아삭한 식감, 달콤한 맛으로 샐러드는 물론이고 각종 요리에 다양하게 이용되는 ‘파프리카’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가 됐다. 그러나 파프리카 종자는 수입의존도가 높다. 수입되는 종자는 1알당 500∼600원으로 고추의 10배에 달한다. 종자 1g당 가격은 같은 무게의 금값보다 2배가량 비싸다. 


1990년대 중반부터 전라북도 김제에서 본격적으로 파프리카가 상업용으로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주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고소득 유망 수출 작목으로 자리 잡았다. 파프리카 국내 재배면적은 2010년 424ha에서 2019년 728ha로 41%가 증가했고, 수출시장도 일본 이외 중국, 베트남, 러시아, 대만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파프리카 종자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탓에 농가는 막대한 금액을 종자비로 지급해야 하고, 종자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2000년을 전후로 이미 종자 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종자 독립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딸기를 들 수 있다. 


농촌진흥청과 농업진흥기관이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해 품종개발과 보급에 노력한 결과 2020년 기준 딸기 국산 품종 보급률이 96%에 달했다. 이는 2005년까지만 해도 국내 딸기 재배면적 80% 이상을 일본 품종이 차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기록적인 성과다. 


우수 품질 종자의 국내 보급과 수출을 위해 정부는 골든시드프로젝트를 2012년도부터 올해까지 추진하고 있으며, 파프리카 역시 수입대체작목에 포함되어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파프리카 단일 작목연구소를 설립하고, 2010년부터 국내육성 파프리카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성과로 2018년 전북농기원에서 품종 출원한‘미네르바 레드’는 기존 수입 품종‘나가노’,‘시로코’에 비해 과형과 경도가 우수하고 재배가 용이해 국내 재배는 물론 수출에도 적합한 것으로 가락시장 경매사와 중도매인,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전북농기원 파프리카시험장은 지난 10년간 국내 기후에 적합하고 수입 대체 가능한 신품종(7품종) 육성과 함께 저온기 및 고온기 ICT활용 안정생산기술 개발 등에 주력해 왔다. 앞으로는 전북으로 이전한 농촌진흥청, 농업실용화재단 민간육종연구단지, 방사선육종연구센터, 한국식품연구원 등 농식품연구기관 등과 협업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이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북도와 농촌진흥청은 전라북도 특화작목 육성을 위해‘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5년간 858억 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라북도 파프리카 재배면적은 국내 4위로 김제, 익산 지역의 유리온실 활용한 겨울 재배와 남원 운봉지역의 비닐하우스 중심의 여름 재배가 자리 잡고 있어 연중 생산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를 살려 내수와 수출시장에 적합한 고품질 품종개발과 보급, 수확 후 관리기술, 국내 육성품종 수출단지 조성, 다양한 소비시장 개척 등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식량 자급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고가의 수입 파프리카 종자를 대체할 우수 품종개발과 보급으로 외국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줄여 농가 부담을 덜고, 전 세계에 우리나라 종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더욱 힘써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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