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쌀 가공으로 소비수요 활성화 기대

가공산업… 원료쌀 안정 확보로 시장 확대


지난 2020년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3,756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6.9%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쌀가공식품의 수출액은 지난 2016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은 쌀가공식품 수출액이 증가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쌀가공산업육성 5개년 계획’을 꼽고 있다. 쌀가공산업육성 5개년 계획은‘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2011년 제정)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쌀가공산업의 육성을 위하여 5년 단위로 수립하고 시행하는 기본계획을 말한다. 

 

 

 

육성 계획의 성과와 보완
제1차 기본계획을 통해 파악된 쌀 가공산업 시장규모는 4조9,000억 원으로 연평균 4.7%의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쌀가공산업의 고용규모(2017년 기준)는 9만3,000여 명 수준으로 추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2차 기본계획에서는 쌀 가공산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쌀 소비 활성화와 HMR(가정간편식), 글루텐 프리 등 새로운 시장수요 창출이 가능한 유망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정부는 1차 기본계획(2014~2018)을 통해 가공용 쌀 전용 재배단지 조성과 쌀 가공식품의 소비시장 확대, 품종 개발 보급 등을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1차 기본계획의 성과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농업과 쌀 가공산업의 연계 강화다. 지역내 쌀 가공식품 생산기업과 재배농가를 연계하는 ‘지역 전략 쌀 가공기업(27개소)’을 육성했다는 점이다. 반면, 원료쌀의 가격과 공급 불안정, 쌀 가공산업 기업의 영세성, 안정적 신규 수요 발굴 정책의 미비 등은 1차 기본계획에서 담아내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립된 2차 기본계획에서는 매출액 기준으로 쌀 가공산업을 2023년까지 7조 원(연 5.7% 증가) 규모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쌀 소비량은 2018년 56만8,000톤에서 2023년 63만 톤으로 확대시키고 △수출액은 8,900만 달러(2018년)에서 1억7,000만 달러(2023년)로 증가 △신규 일자리 창출 724명(2018년)에서 3,865명(2023년. 누적)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3개 분야 9개 과제(유망시장 제품 육성, 쌀가루 산업 육성, 전략수출국 집중지원, 원료의 안정적 공급, 시설 및 경영지원, R&D 및 전문인력 육성, 통계정보 제공, 공공수요 확대, 유통채널 확충 및 소비 홍보)를 마련했다. 


2차 기본계획에 대하여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가공산업의 성장세를 배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투자확대 등 산업혁신 기반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서“유망품목 발굴과 소비창출, 수출 등을 통해 쌀 가공제품의 소비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억3,756만 달러 수출… 사상 최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오다, 2020년 1억3,756만 달러로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6,752만9,000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전년(2019년) 대비 26.9% 증가한 실적이다. 쌀 가공식품 수입액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2018년부터는 수출액이 수입액을 역전했다. 


2020년 쌀 가공식품 수출실적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쌀과자, 607만1,000달러(전년대비 8.7%↑) △곡물가공품, 9,960만9,000달러(전년대비 44.4%↑) △쌀국수, 163만8,000달러(전년대비 21.1%↑) △쌀음료, 1,256만6,000달러(전년대비 22.1%↓) △전통주, 1,246만9,000달러(전년대비 2.3%↑)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533만9,000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40.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일본 1,703만8,000달러(12.4%), 베트남 1,274만4,000달러(9.3%), 중국 892만8,000달러(6.5%), 홍콩 605만7,000달러(4.4%) 순이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2016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을 중심으로 가공밥, 떡류 등의 곡물가공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쌀 가공식품 유통 구조
   국내 쌀 가공식품의 유통구조는 크게 떡, 가공밥, 주류(탁주, 약주, 청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떡류는 일반적으로 떡볶이떡, 떡국떡 등의 가공떡과 인절미, 시루떡, 절편 등의 전통떡으로 구분하고 있다. 가공떡은 식품제조업에서 생산된 후 유통과정을 통해 오프라인 소매채널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가공떡의 소매채널 매출비중은 △할인점 32.5% △체인슈퍼 23.9% △독립슈퍼 20.0% △편의점 19.6% △일반식품점 4.0% 순으로 나타났다. 전통떡은 재래시장의 떡집에서 직접 생산해서 판매되는 구조이며,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배송하는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다. 


가공밥은 식품제조업체에서 생산된 후 대부분 B2C 형태로 판매되고 있으며, B2B 시장 규모는 1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19년 가공밥의 소매채널 매출 비중은 △할인점 31.8% △편의점 25.5% △체인슈퍼 18.5% △독립슈퍼 16.5% △일반식품점 6.9%로 나타났다. 


쌀 가공식품의 주류를 대표하는 막걸리의 70%는 가정에서 음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판매처로는 △편의점 27.1% △일반식품점 26.8% △독립슈퍼 25.3% △체인슈퍼 14.2% △할인점 6.5% 순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 연령층에 소비되는 ‘즉석밥’
지난해 실시된 온라인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쌀 가공식품을 구입해 본 경험’에 대하여 △즉석밥(가공밥) 45.2% △쌀떡볶이떡 9.4% △즉석죽 9.0% △쌀과자 7.6% △쌀떡국떡 6.0% 순으로 응답했다. 즉석밥은 전 연령대의 남성과 20대 여성층에서 높은 구입률을 나타냈다. 쌀떡볶이는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 소비자의 구입률이 높았고, 즉석죽은 여성, 막걸리는 남성의 구입률이 높게 조사됐다. 또한 전년대비 코로나19 이후 구입이 증가한 쌀가공식품으로는 ‘가공밥 56.1%’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쌀떡볶이 24.9%’,‘즉석죽 22.3%’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59.8%는 구입하려는 쌀 가공식품의 원료를 확인하여 ‘국산쌀’ 또는 ‘수입쌀’을 확인하여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소비자와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원료쌀의 원산지에 따라 구입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쌀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조사에서는 세대별로 희망하는 제품이 다르게 나타났다. 성인층에서는‘아침대용식(36.3%)’을 희망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시니어층에서는‘고령친화식품(37.8%)’과‘소화촉진식품(30.6%)’이 요구됐다. 청소년을 위한 간식으로 쌀 가공식품을 활용하고자 하는 비율은 40%를 차지했으며, 성장기 발육촉진을 위한 식품에 대한 수요도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유아 자녀를 위한‘성장발육용식품(26.8%)’과‘영유아용간식(25.6%)’,‘영유아식(23.2%)’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쌀을 활용하여 영유아 자녀가 일반식사나 간식 등으로 먹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조사결과로 풀이된다. 

 

즉석밥, 국밥·컵밥·덮밥으로 진화
즉석밥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급성장한 쌀 가공식품이다. 농촌진흥청이 소비자패널을 활용하여 가구별 구매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즉석밥의 구매액은 2010년 6만7,812원에서 2019년 20만3,661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즉석밥 제품도 다양해 지고 있다. 흰쌀밥 제품에서 현미밥, 발아현미밥, 잡곡밥, 찰보리밥 등으로 다양해진데 이어, 최근에는 컵밥, 국밥, 덮밥, 냉동밥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즉석밥시장에 대한 전망에서 농촌진흥청 임세화 연구사는“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이 59.2kg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즉석밥은 쌀 소비량 증가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 “가공용 쌀에 대한 연구개발과 즉석밥 생산에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편리함과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행동과 점차 고급화를 추구하는 제품의 출시 등으로 쌀 가공식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쌀 가공산업이 우리 쌀의 안정적인 소비기반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쌀 가공산업과 농업의 연계가 더욱 끈끈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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