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충북지역의 노지 고추 재배농가에서 고춧잎에 반점이 생기고 낙엽이 되며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알려달라며 현장기술지원을 요청해 왔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에서는 관련 전문가를 파견해 민원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다음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민원농가는 고추를 4월 29일 정식했고, 정식 후 5월 상순까지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간 날이 5일이나 되어 저온장해를 극복하기 위해 클로렐라 농축액 250배액을 5월 상순에 잎 앞면에 살포했다. 이후 잎에 반점이 생기고, 심하면 낙엽이 되면서 생육이 지연되었고, 이런 증상은 전체 포장에 고르게 나타났다.


조사 당시 생육은 두 번째 방아다리가 분지된 상태였고, 잎의 크기는 다소 작지만 정상적인 잎이 전개되고 있었다.


토양 간이검정 결과, pH(토양산도)는 5.4로 적정범위인 6.0∼6.5보다 매우 낮은 강산성이었고, EC(전기전도도)는 적정범위인 2.0이하dS/m보다 매우 높은 5.3dS/m 였다. 질산태질소 함량도 500ppm 이상으로 적정범위 70∼200ppm보다 매우 높은 염류집적 토양이었다.


또한 정식 후 상당 기간 저온에 노출되어 생육장해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보아, 주간부 생육 지연과 곁순 다발생, 낙엽, 잎에 반점 등의 이상증상 원인은 지나치게 정식시기가 빨라 저온과 토양 염류 과다에 의한 생리장해로 판단됐다.


고추의 생육 적온은 낮 온도 25∼30℃, 밤 온도 18∼20℃이다. 따라서 노지 고추의 정식 적기는 야간 최저기온이 14℃이상 되는 5월 상·중순경에 심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득이 정식시기를 앞당기려면 소형 터널을 설치하는 등 최소한의 보온조치를 할 것을 민원농가에 당부했다.


또 현재 생장이 부진하고 생육이 지연된 상태이기 때문에 첫 번째부터 세 번째 방아다리까지의 과실, 꽃, 꽃봉오리는 모두 조기에 제거하여 뿌리와 지상부 생장, 즉 영양 생장을 촉진토록 했다 더불어, 주간부의 생육을 촉진시키고 고품질 과실을 다수확하기 위해 첫 번째 방아다리 밑에서 자라는 측지는 조기에 모두 제거토록 했다. 또한 현재 토양은 염류가 과다한 상태이므로 물관리가 용이한 곳에서는 배수구 정비를 하고, 점적관수 시설 등을 이용하여 토양 용액의 농도를 낮출 수 있도록 여러 차례 물주기를 충분히 하도록 당부했다.


토양산도(pH)가 매우 낮은 강산성 토양이므로, 과실이 착과된 이후 양분 부족으로 생육이 부진할 때 추비를 주되, 가급적 생리적인 중성비료(요소 등)와 염기성비료(용성인비 등)를 시용하고, 고추를 재배할 포장은 반드시 정식 1개월 전에 토양검정을 실시, 시비 처방서에 따라 적정량의 비료를 시용토록 했다.


한편 병해충 방제는, 정식 후 생육 초기에는 진딧물, 총채벌레 등 해충을 중점적으로 방제하고, 과실이 착과되면 담배나방과 탄저병 방제약을 주기적으로 살포해야 한다. 작물보호제는 작용기작(살균, 살충 방법)이 다른 계통의 농약 3∼4종을 번갈아 가며 살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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