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경상남도는 농업기술원 산하 6번째로 ‘유용곤충연구소’를 개소 했다. 전국 산업 곤충 관련 5개 센터 중 하나인 유용곤충연구소는 곤충 소재 식품과 의약품, 사료 분야에 특화된 연구를 하는 곳으로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역곤충자원 산업화지원센터를 유치해서 운영한 지 6년 만의 승격이다.


우리나라에서 곤충의 쓰임은 대부분이 화분매개용이나 해충의 천적, 학습 또는 애완용으로 활용됐다.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누에가 회색이 되어 죽은 것) 등 일부가 먹거리로 사용되어왔으나 생김새에서 오는 혐오감과 편견 때문에 과거 소비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곤충이 갖는 영양학적 가치와 환경 보호 측면, 그리고 가공기술 접목을 통해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고 최근 식품의 재료로 떠오르면서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소, 돼지, 닭과 같은 육류와 비교했을 때 영양학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용곤충은 종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건조 중량 100g 기준 단백질 함유량이 40∼70g으로 기존 육류보다 높으며 대표적 단백질 식품인 콩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을 10∼40%를 포함하고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 영양소를 고루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또 곤충은 의약용으로도 가치가 높아 고대로부터 한약재로 사용되어왔으며 우리나라 의학서적으로 익히 알려진‘본초강목’에는 106종, ‘동의보감’에는 99종의 곤충이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곤충의 두 번째 매력은 탄소 발생과 환경오염이 적다는 점이다. 소와 돼지의 경우 체중 1kg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800g과 80g으로 높다. 반면에 대표적 곤충인 메뚜기, 거저리, 귀뚜라미는 각각 18g, 8g, 11g으로 소와 돼지보다 현저히 낮다. 여기에 더해 곤충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할 때 필요한 사료량은 소의 10%면 충분하고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은 거의 없다.

전 세계적으로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 비중은 전체의 18%에 이른다고 하며, 이는 자동차, 배, 비행기 등 교통부문이 차지하는 13%보다 많다. 계속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우리나라는‘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그린뉴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국 탄소발생량이 현저히 낮은 곤충이 인간의 단백질 섭취원으로 부각될 것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2013)도 인류의 식량난과 환경파괴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곤충을 제시하며“단백질, 지방, 미네랄 등의 함량이 많고, 영양가가 높아,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곤충의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유용곤충연구소에서는 장수풍뎅이 유충으로부터 효소로 가수분해해서 분리한 펩타이드 23종의 비만세포를 억제하는 효능을 가진 물질을 밝혀내고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비만억제 사료개발과 비만소재 대량생산방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의 진입을 앞두고 노인을 위한 특별한 식품을 연구하기 위해 갈색거저리를 이용, 단백질이 풍부하고 흡수가 잘되며 근육의 손실을 억제하는 노인 건강식 첨가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농업인이 곤충을 사육할 때 발생하는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 저비용 대체 먹이원 개발과, 소비확대를 위한 기능성 굼벵이 생산기술을 연구하는 등 향후 곤충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성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서 소재화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곤충은 미래를 대비하는 식량으로, 그리고 건강을 지키는 슈퍼푸드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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