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농업은 코로나19에 의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기상재해로 생산 면에서도 피해가 가중됐다. 특히 주식인 쌀 생산량은 우려되는 수준인 5.9% 감소했고 농업인의 현장 체감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더욱 크게 느껴진 해였다. 특히 쌀 생산량이 현격히 줄어들자 이제 기후변화에 의한 식량부족이라는 재앙이 우리나라도 실제로 당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재배기술과 품종 개발이 핵심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양곡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7.7kg으로, 전년 59.2kg 대비해 2.5%가 감소했다. 소비 감소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쌀을 선택할 때 가격보다는 맛과 기능성 등 품질을 우선하는 고급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 등은 벼 품종 육성목표를 시대에 맞게 바꿔가고 있다. 소비 측면에서 단백질 함량, 도정율, 완전미율 등 미질은 물론 안정적인 재배를 위해 도열병 및 흰잎마름병 등 병해충저항성, 수발아, 도복 등 재해 안정성이 뛰어난 다양한 쌀 품종을 육성하고, 보급해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품종을 개발하는 방식도 혁신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수요자인 농업인과 소비자가 직접 품종 육성에 참여하는 수요자 참여형 지역특화품종 육성이 대표적인 예다. 농진청과 이천시가 함께 개발한‘해들’·‘알찬미’, 경기농기원과 고양시의‘가와지1호’, 경기농기원과 평택시의‘꿈마지’등이다. 그 외에도 경기도내 6개 시군에서 수요자 맞춤형 지역특화품종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경기농기원은 농진청 등과 협력해 경기도에 알맞은 최적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그 결과 밥맛이 좋고 병해충에도 강한‘참드림’, 한수이북지역에 잘 적응하는 중생종‘맛드림’및 추석 전 출하가 가능한 조생종‘정드림’을 개발했고,‘가와지1호’,‘가위향찰’,‘향드림찰’등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맞춘 특수미 품종도 지속적으로 육성한 바 있으며 이들 품종은 기존 경기미 대표품종인 추청과 고시히카리 등에 비해 재배 안정성은 물론 밥맛까지도 품종보다 더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는 물론 소비자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 확산으로 경기미를 우수한 국내육성 신품종으로 대체하고 맞춤형 재배기술 지원과 품종 보급 노력을 병행해 밥맛 좋은 고품질의 내재해성 품종 대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리고 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경기도 재배비율이 36%에 불과하던 최고품질 벼 등 국내육성품종 비율이 2020년 51.6%로 향상됐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22년까지 70% 이상을 국내육성품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멀지 않은 시기에 모든 들녘에서 국내육성 벼 품종이 재배되는 황금들녘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는 경기미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이들 품종을 안정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종자 생산과 보급, 농업인 재배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품종 특성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보급하고 쌀 품평회, 소비자 홍보행사 등을 통해 농업인의 생산의식 고취와 함께 소비자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우수품종 종자확보를 위한 관계기관 간 협력에도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작금의 기후변화와 쌀 소비 위축 등은 쌀 산업에 당면한 위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의미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이는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국내육성 품종을 이용해 농업연구, 기술보급, 생산 농업인, 유통인, 가공인, 판매인 모두가 힘을 합쳐 고품질 쌀을 생산해 한국의 쌀 대표주자 경기미가 다시 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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