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전남지역의 한 농가에서 양파 잎이 고사하고, 양파 구의 비대 상태가 불량하다며 원인 규명과 개선방안을 요청해왔다. 농촌진흥청 고객지원담당관실은 관련 전문가를 파견해 민원내용을 듣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민원인은 2019년 11월 7일에 양파(‘와따마루’ 품종)를 노지에 정식했다. 양파를 정식하기 1주일 전에 3가지 제초제를 혼합해 살포했고, 투명비닐로 멀칭하여 월동한 후 3월 6일에 토양처리용 제초제를 추가로 살포했다.


정식 전 제초제를 살포할 때, 하루 전에 1.5mm의 강우가 있었고, 월동 후 제초제를 살포 때는 다음날 6.5mm, 3일 후 4.5mm의 강우가 있었다.
2월과 3월에 추비로 요소와 N-K 복합비료를 주었는데, 질소 성분량 기준으로 10a당 각각 8kg 정도씩 2회 시용했다.

이후 조사가 진행된 5월 당시에는 도복이 약 20% 정도 진행된데다, 이상증상을 나타낸 양파의 경우 잎이 고사해 엽초부위만 남거나 엽초부마저 부패했고, 구의 비대 상태도 불량했었다. 이런 증상은 전체의 약 50%에서 나타났고, 포장의 중앙에서부터 원형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또 토양 산도(pH)는 6.8~7.0으로 적정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었고, 병해충 예찰에서 노균병이 포장 전체에 폭넓게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종합검토 결과, 민원인의 경우 제초제를 혼합해 사용한데다 과습한 토양에 살포함으로써 나타난 약해로 판단됐다. 여기에 노균병까지 발생해 양파 잎이 고사하고 구의 비대가 불량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초제는 다른 약제와 혼용하면 약해가 발생하기 쉽고, 일부 토양처리용 제초제의 경우 과습한 토양에 살포하면 약해가 나타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제초제를 혼합해 살포하지 말아야 하며, 농약에 복비 등 영양제를 섞어 살포하면 마찬가지로 약해가 우려되므로 가급적 혼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토양처리용 제초제는 과습한 토양에 사용하면 약해가 생기기 쉬우므로, 약제 처리 직전과 직후에는 관수하지 말고, 기상상황을 잘 살펴서 강우를 피해 살포해야 한다.


또 이랑의 높낮이가 불규칙하면, 제초제 등 농약성분이 물에 의해 낮은 곳으로 흘러 들어가 농약 농도가 높아져 약해를 촉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민원인의 경우 토양산도가 적정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으므로 앞으로는 가축분퇴비와 석회비료는 주지 말아야 한다. 밑거름은 시비처방서를 받아 적정량을 시용하고, 추비는 추천하는 시기에 맞춰 적정량을 시비해야 한다.
또한 원활한 배수를 위해 배수로를 정비하고, 이랑의 높이도 높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노균병이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서둘러 수확한 후 잔재물을 수거해 소각하고, 파속 이외의 작물로 돌려짓기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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