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뭉텅이로 풀지 않고 하나하나 매조지  
  한우자조금 불협화음, 소통으로 해결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은 지난 2월 선거에서 단독후보로 출마해 높은 지지율로 당선했다. 3월부터 제10기 한우협회를 이끌어가는 김삼주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현안은 현안대로 해결하되 현재에 급급해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면한 과제들을 뭉텅이로 다루지 않고 하나를 해결한 후 다음 과제로 넘어가겠다며 매조지 방식을 강조했다.

 

취임 보름 남짓이다. 소회가 어떤가?
= 정부와 국회, 관계기관과 단체를 다니며 인사하고 얘기를 나눠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쉽지 않다는 예감이다. 하나하나 해결해갈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정책과제나 현안을 뭉뚱그려서 해결하기보다는 하나를 해결하고 다음 과제로 넘어가는 식으로 접근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협회 임직원들이 농식품부와 국회에 가서 살다시피 해서라도 농가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도록 힘쓰겠다.

 

한우자조금과의 반목이랄까, 관계설정은?
= 한우협회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던 게 사실이다. 두 단체가 한 식구나 다름없는데 서로 화합하지 못하면 결국 한우농가의 피해로 갈 수밖에 없다. 누구든 상관없다,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서 안 될 게 없다. 현재 자조금 임원 선출이 진행 중인데 지역에서 관심이 뜨겁다. 차기 집행부가 잘 꾸려지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소통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가격안정, 환경 등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 한우 가격안정, 축산냄새 등 환경규제 대응 농가 피해 최소화, 송아지 생산안정제 개편, 대기업 축산진출 규제방안, 여성·청년분과위원회 활성화 등 모두 실현 가능한 약속이다. 전임 집행부를 계승하되 미흡한 부분은 과감히 개선하겠다. 지금까지 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에 급급했는데 앞으로는 한우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구체적으로 뭔가?
= 한우산업이 지속 가능한 축산업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한우협회는 이제 10기, 출범 22년 차에 불과하다. 낙농, 양돈, 양계 등 다른 축종에 견줘 전공 교수도 드물다. 그만큼 한우산업을 대변해줄 학자가 없다. 장기적으로 한우 전문 학자들을 양성하고, 우호적인 교수들을 자문위원에 위촉해 한우산업의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다. 한우산업의 로드맵과 그 기틀을 마련하겠다.

 

축산냄새와 관련, 해결방안이 있나?
= 한우농가는‘악취’라는 낱말을 쓰지 않는다. 냄새다. 한우 쪽은 사실 농가가 조금만 신경 쓰면 이웃과의 갈등이 없는데, 양돈이나 양계농장 냄새로 덩달아 주범으로 몰린다. 과거 사육관리 기술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환경, 주민과의 소통, 사회적 나눔을 고려해야 한다. 교육을 강화해 한우농가들이 이러한 책임과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

 

한우농가는 줄고 마릿수는 늘고 있다.
= 지난해부터 한우 가격안정을 위해 사육 마릿수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 시세가 계속 가지는 않을 것이다. 협회는 농가 자율적 감산과 입식 자제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농가가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규모화가 진행된다는 뜻이다. 문제는 대기업의 진출이다. 이미 많은 영역에 들어와 있다.‘기업축산’의 개념 정의와 기준을 마련하고 대기업의 진출을 저지해 중소규모 농가의 사육기반이 유지되도록 할 것이다.

 

사룟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 사룟값은 농가의 최대 관심사다. 생산비 증가는 농가 수입 감소로 직결하기 때문이다. 한우 가격이 그나마 생산비 증가분을 상쇄할 정도이기 망정이지 가격이 하락하면 농가들은 사룟값 인상을 체감할 것이다. 국제곡물가가 오르고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42원을 올리고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들 하는데, 협회는 축산단체들과 힘을 합쳐 사룟값 동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각오든 다짐이든 한 말씀 바란다.
= 한우사업은 민족의 전통과 얼이 담긴 민족산업이다. 소비자 이해와 신뢰를 동반해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방적인‘환경규제’대상이 되고 있어 억울한 심정이다. 탄소 배출과 가축분뇨 문제를 올바로 봐야 한다. 역으로, 곡물이 반추동물을 거치지 않고 바로 소비, 배출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보라, 더 심각한 환경문제가 된다. 한우산업은 인류의 먹거리 제공뿐 아니라 자원순환을 통해 지구환경에 이바지하는데도 환경 파괴범으로 낙인찍으니 억울한 것이다. 아무쪼록 한우, 축산, 전체 농업을 위해 애쓰는 협회에 격려와 칭찬, 비판도 서슴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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