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식
양계 수의사(한국히프라)

 

 

 

‘콕시듐증’은 전세계적으로 양계 산업 환경에 상재되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임상형 콕시듐증의 경우에는 소화기 조직 손상, 2차 질병 발생 촉진 등을 야기해 증체 감소와 균일도 하락뿐만 아니라 폐사율 증가 등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러한 콕시듐증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항콕시듐제 사용과 백신 접종이 있다.


80여년 전 항콕시듐제가 처음 개발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항콕시듐제를 사용하는 것이 콕시듐증 예방과 치료의 기준이 되어 왔다. 낮은 비용, 쉬운 투약 방법, 성장 촉진 및 괴사성 장염 예방 효과, 짧은 휴약 기간 등의 이유로 인해 백신 접종 등과 같은 기타 예방 방법들보다 우선적으로 사용돼 온 것이다.


하지만 항콕시듐제는 유효 성분, 시기(일령)와 증상(병변 위치 및 병원성 정도)등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농장을 관리하는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분명히 항콕시듐제의 사용은 핵심적인 콕시듐 관리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문제로 인해 국내 양계 농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


첫째 내성 문제다. 기본적으로 항콕시듐제는 주로 무성생식기의 원충에 대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작용하면서, 콕시듐 증식을 차단하지만 콕시듐 원충은 내성을 매우 빠르게 획득한다. 지금껏 전세계적으로 항콕시듐제 사용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아이오노포어 등과 같은 항콕시듐제에 대해 유전적인 내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도 사용할 수 있는 대부분의 항콕시듐제에 대해 저항성이 확인됐다. 심지어는 다양한 종류의 항콕시듐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까지 확인되는 실정이다.


두 번째는 식품안전 및 공중보건상의 문제다.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자는 항생제 및 살충제를 투약한 식육의 소비를 꺼리고 있다.


세 번째는 사료에 첨가되는 아이노포어 항콕시듐제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점이다. 설사 직접 농장에서 투약한다 할지라도, 균일한 섭취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신경마비 및 중독 현상을 심심찮게 발생시킨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 때문에 양계 산업에서 콕시듐증을 예방하기 위한 다른 수단으로써 백신 접종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콕시듐 백신은 기본적으로 생독백신과 사독백신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사독백신은 전세계적으로 이스라엘의 기업에서 개발한 한 종류만이 있으며, 태국 및 남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에서만 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콕시듐 생독백신은 비약독화 생독백신과 약독화 생독백신(독성을 줄인 백신) 등으로 구분된다. 비약독화 백신은 접종 후 소화기 조직 손상을 최소로 하기 위해 콕시듐 야외주의 원충 수를 조절한 반면, 약독화 백신은 닭의 태아(유정란) 계대배양(원래 배양물에서 일부 세포를 새로운 배양 배지로 옮겨서 만들어진 새로운 세포 또는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병원성을 낮춘 콕시듐 원충을 이용해 제조했다.


계군의 면역력은 특정 종류의 콕시듐 원인체에만 특이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백신이 효과적으로 면역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약 목표에 맞춰 각각의 관련된 콕시듐 원인체 종류가 포함돼야 한다.


국내에는 콕시듐 원인체가 3~7개가 포함된 생 약독화 백신이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백신들로는 에발론과 리바콕스-Q 등이 있다. 약독화 콕시듐 백신들은 닭에게 콕시듐을 공격 접종해 분변에서 배출되는 콕시듐 원인체들을 선발해 다시 새로운 닭에 접종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약독화한다. 이러한 계대 과정을 여러번 거치게 되면 잠복기가 짧고 병원성이 약한 콕시듐 원인체를 선별 가능하다.


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내성 및 잔류 문제로 인해 항콕시듐제 사용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장·계사 간 콕시듐 원인체의 기계적인 전파를 줄일 수 있도록 농장 위생관리를 강화해야 하며, 백신 접종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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