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동 원

국립산림과학원 목재이용연구과장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국토의 약 65%를 차지하며, 대부분 산촌은 농촌과 혼재된 농산촌 형태이다. 최근 농산촌 지역은 인구 고령화 현상과 인구감소 문제로 인해 마을이 쇠퇴하고,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산촌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는 농산촌 자립의 모델로서 목재이용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치산녹화 사업의 성공과 지속적인 숲 관리를 통해 산림자원을 축적해 본격적인 목재생산 및 이용을 위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세계는 지금 지구환경 보존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산림을 이용한 탄소상쇄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숲을 삶을 기반으로 하는 농산촌의 역할과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 북해도 산촌마을인 시모가와는 현재 65세가 넘는 고령의 인구가 40%를 넘어 마을이 소멸할 위기에 있었다. 하지만 산림자원이 풍부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추진한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마을에서 발생한 간벌재나 제재 부산물은 목재칩으로 파쇄해 마을 내 바이오매스 보일러의 연료로 사용된다. 마을 공용 바이오매스 보일러는 지역 내 주택, 동사무소, 학교에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마을에서 운영하는 표고버섯하우스에서 수확한 표고는 마을의 특산물로 정착되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마을 변화의 가장 큰 효과는 젊은이들의 귀촌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산림에너지자립마을조성사업’을 통해 산촌지역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산림에너지자립마을조성사업은 에너지 취약지역인 산촌의 풍부한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난방과 전기를 생산 공급하는 것으로, 지역 단위 분산형 에너지자립 시스템을 구축하는 2020년 산림청 신규사업이다. 이 사업에서는 지금껏 산에 방치되던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수확해 지역난방으로 활용하고,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는 등 산림자원의 선순환과 지역 소득증대 및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는 그루경영체가 등장하면서 산촌지역은 새로운 경영을 통해 문화 거점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함양지역 그루경영체인‘건축공방지음’에서는 나무집짓기, 이동식 목조주택, 내집짓기교실, 목공공작소 등 다양한 아이템을 통해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산림공동체의 새로운 운영모델로 정착하고 있으며,‘지리산동네목수’ 역시 헌집수리, 생활가구목공, 동네목수교육으로 체험활동과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목재를 이용한 새로운 자립경영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루경영체는 산림자원을 활용해 단순히 일자리를 창출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지역에 풍성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목재이용은 또 하나의 숲을 가꾸는 것이다. 농업을 통한 소득 창출과 함께 산림자원인 목재를 이용해 경영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목재를 기반으로 한 마을 가꾸기 및 목공체험활동, 콘텐츠 공유로 새로운 목재문화 정착시켜 쇠퇴한 농산촌이 활기차고 살기좋은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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