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옥 씨
고동옥 씨

 

배나무의 1차 발생지는 중구의 서부 지역이고 2차 발생지는 한국과 유럽으로 위도상 35도 선상에 위치한다. '배'란 명칭은 순수한 우리 말이지만, 중국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즉, 과육에 물이 많고 맛이 상쾌하여 기운을 아래로 내리며 막힘이 없고 매끄럽다는 뜻의 리(利)와 나무(木)라는 뜻에서 배나무 리(梨)라는 이름이 있으며, '梨'가 '배'로 전화된 것이라고 하지만 정설은 아니라고 한다.


배의 품종은 중국 배 한국 배 서양 배로 나눌 수 있으며 일본 배는 없다. 왜냐하면 일제 강점기 식물 분류학이 없던 조선의 식물을 일본인인 나카타가 명명하며 일본 배가 됐기 때문이다.

참배
참배

 


 강원도가 우리나라 배나무 발생지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는 배나무의 발생지이고, 인제군에서는 무심이배를 비롯해 참배, 돌배, 산돌배, 깨깨우리 등의 재래 배들이 재배돼 내려오고 있다. 인제군 서화면 내심적에는 배나무 골이라는 지명과 함께 아직도 야생하는 참배가 군락으로 유지되고 있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서흥리는 사천(沙川)이라는 다른 이름도 갖고 있는데 옛날 고려시대 고관대작이 모래흙인 여기에 무심이배를 심어 무심이배의 원산지가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취앙네
취앙네

 

돌배의 종류에는 산돌배, 콩배, 백운배 등의 종류가 있고, 백운배를 개량한 것이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참배가 됐다고 한다.


지역의 돌배나무 전문가인 고동옥씨에 따르면 무심이 배는 배의 특성상 번식이 어려워 세월 속에 많은 양이 쇠퇴하고, 몇몇 농가에서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며 이식한 개체들이 서흥리가 아닌 인제군 여러 곳에 퍼져 나가 소량 존재하고 있다.

콩배
콩배

 

고동옥씨는“개인적으로는 33년째 재래종 배나무 수집과 보존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수집한 100여종은 외형과 맛이 다르다”면서“강원도의 깊고 높은산에서도 재래종 배나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재래종 배나무 품종등록의 오류를 바로 잡고 싶다.
그에 따르면 남해배는 산돌배나무의 한 품종으로서 햇가지와 열매자루와 잎자루에 털이 있는 것이 다른 산돌배와의 차이점이다. 특히 새로운 종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분류한 기준이 되는 기준목을 보호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불충분하면서 원종인 산돌배나무와의 차이점도 애매해지는 등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운배
백운배

 

 삼한시대와 신라 문헌에 배 기록

우리나라의 배 재배는 삼한시대와 신라의 문헌에 배에 관한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에 배 재배를 장려했다는 기록을 보면 배에 관한 역사는 길다.


또 품종분화도 오래전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고, 기록상 허균의 저서인 도문대작에 5품종이 나오고, 19세기 작품으로 보이는 완판본 춘향전에서는 청실배라는 이름이 나온다. 또 구한말에 황실배, 청실배 등과 같은 명칭이 있어 일반에게 널리 재배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문배
문배

 


1920년대의 조사에는 33품종에 달하는 학명이 밝혀진 재래종과 학명이 밝혀지지 않은 26품종이 기재돼 있다.


이들 재래종 배의 명산지로는 봉산, 함흥, 안변, 금화, 봉화현, 수원, 평양 등이었고, 품질이 우수한 품종은 황실배, 청실배, 함흥배, 봉화배, 청당로배, 봉의면배, 운두면배, 합실배 등이 알려졌다.

 

무심이배
무심이배

 

이중에서 청실배는 경기도 구리시 묵동리에서 재배되었는데 석세포가 적으면서 감미가 높고 맛이 뛰어나 구한말까지 왕실에 진상됐다. 그 뒤 일본인들이 1920년경 장십랑과 만삼길을 길렀는데, 묵동은 중랑천변으로 토심이 5∼10cm로 깊고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로서 맛이 좋아 묵동의 우리말인 먹골배라 불렸다.


고동옥씨는“재래종 배나무는 여러 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들이 직접 찾아가서 보존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다”면서“개인적으로는 수년 안에 재래종 배나무 원종장을 만들어 안정적인 보존을 하는 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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