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녕  수의연구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최근의 국외 HPAI(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수년간 HPAI 발생이 없던 나라들에서 최근 들어 HPAI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2019년 한 해에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236건의 HPAI 발생이 보고되었는데, 올해는 8.10일 현재 이미 전 세계적으로 522건의 HPAI가 보고된 상황이다.


최근 2년간의 HPAI 발생 현황을 비교해 보면, 지난 해는 대만 99건(H5N2형, H5N5형 등)과 멕시코 33건(H7N3형)의 발생 보고 비중이 컸던 반면, 올해는 연초부터 유럽에서 H5N8형이 발생이 많았다.


헝가리(274건), 폴란드(32건), 독일(29건)을 비롯하여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체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H5N8형 이 보고되어 현재까지 총 367건이 집계되었다.

이는 금년 전체 HPAI 발생 보고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그 전파 범위를 볼 때 국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독일, 슬로바키아, 이스라엘, 폴란드의 발생 보고에는 야생조류에서의 검출 건도 포함되어 있어, 야생조류에 의한 이들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과 국가간 전파의 개연성도 크다고 보여진다.


가장 최근에는 7월28일 러시아 남서부의 체리야빈스카야주의 가금(닭, 오리, 거위)농장에서 H5N8형 HPAI가 발생했는데, 인근 야생오리 사체에서도 H5N8형 바이러스가 확인되어 현지에서는 역학적 연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금년에는 호주(H7N7형), 미국(H7N3형), 중국·베트남·필리핀(H5N6형), 중국·인도·베트남(H5N1형), 대만(H5N2·H5N5형)에서 다양한 혈청아형의 HPAI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20.4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육용 칠면조 농장(34,160수 사육)에서 H7N3형 HPAI가 발생했는데, 이 중 1,583수가 폐사하고 나머지는 살처분되었다.
호주는‘20.7.24일 동남부의 빅토리아 레스브리지(Victria Lethbridge)의 자연방사중인 가금 사육구역에서 H7N7형 HPAI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일곱 차례의 HPAI 발생을 겪었고, 2018.3월 산란계 농장에서의 마지막 발생 이후 현재까지 다행히 HPAI 발생이 없다. 그렇지만, 올해 6.17일 영천의 전통시장 가금판매소에서 H9N2형에 속하는 새로운 계열(Y280)의 저병원성 AI바이러스가 검출되어 가금농가와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이는 2018.6월 전통시장 가금판매소에서 마지막으로 검출되었던 H9N2형 저병원성 AI바이러스(Y439계열)와는 다른 새롭게 국내 유입된 것이다. 그 전파원이나 유입 경로는 정확히 파악되기 어렵지만 이 바이러스는 중국 산동성에서 2019년에 분리되 H9N2 바이러스와 99%이상의 상동성을 보여 매우 높은 관련성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야생조류에 대한 AI예찰 결과 10% 정도의 개체에서 H5/H7형 항체가 확인되어 야생조류에 의한 HPAI 바이러스 국내 유입 루트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국내외 AI 발생 상황과 예찰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올해 동절기의 국내 HPAI 유입가능성은 예년에 비해 높게 평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겨울철새가 도래하기 시작하는 9월부터는 가금사육농가와 방역당국  모두 새로운 HPAI 바이러스의 농장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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