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산업 불황… 농가와 회사 상생으로 극복해야죠

 

 

“닭고기산업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갈 마땅한 묘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사)한국육계협회 김상근 회장은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지난해 사육농가 최초로 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닭고기산업은 공교롭게도 지독한 불황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백약이 무효’라고 했던가. 닭고기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대책이 전무한 현실에 김 회장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김 회장은“닭고기산업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급조절을 할 수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수년째‘담합’이라는 올가미를 씌워 육계뿐만 아니라 삼계까지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해 목을 죄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닭고기는 여타 축종과 비교해 냉동으로 저장했을 경우 육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 위해서는 제때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그러나 수년째 제대로 된 가격은커녕 제때 판매할 수 없는 현실이 지속돼 회원사들의 최악 경영실적으로 이어져‘곡소리’만 요란해지고 있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 회장은“닭고기산업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유통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수급조절협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 절실하다”면서“수급조절 기능이 가동되지 못한다면 닭고기산업은 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회장은“닭고기산업이 90% 이상 계열화사업으로 진척됐다는 이유로, 계열회사를 중심으로 닭고기산업이 발전했다는 이유 등으로 정부는 직간접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면서“산업이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실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닭고기산업은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회장. 사육농가 최초의 육계협회장이라는 화제 덕분에 잘하고 싶은 욕심은 앞서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에 고민만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자신감만큼은 넘친다. 반평생 양계 바닥을 누볐던 노하우와 전국사육농가협의회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과거 닭고기산업은 깊은 불황이 닥치면 회사와 농가의 분쟁이 빈번했다. 서로 신뢰하지 않는 탓에 분배가 제대로 되고 있냐는 불만만 커졌던 것이다. 그러나 김 회장 취임이 후 농가와 회사는 그야말로 확고한 상생의지를 다지게 됐다.


최근에는 계열사별 농가협의회에서 자체 기금으로 자사 가공제품을 자발적으로 구매해 회사가 빠른 시일내 경영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함께’라는‘상생’의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산업이 어렵더라도 농가와 회사는 함께 가야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의 변화는 앞으로 닭고기산업이 재도약하는데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며“닭고기산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분명한 현실이지만 쓸모없는 논쟁은 배제하고 오로시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농가와 회사가 의기투합하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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