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져 큰 피해를 남기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세계에 모범이 될만한 수준의 방역체계와 국민의 예방 수칙 준수로 안정화 수준에 접어들어 생활 방역 수준에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이제는 코로나 이후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코로나19가 세계 식량 안보 미치는 영향에 관한 보고서에서 세계는 현재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정도의 식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식품 공급망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으면 식량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우려로 실제로 곡물 수출국은 곡물재고가 충분함에도 곡물 수출 중지 또는 제한을 선언하고 있다. 러시아는 4월부터 6월까지 밀, 옥수수, 보리, 귀리 등의 곡물 수출을 700만 톤 이내로 제한하였으며,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곡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3월부터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 역시 3월 25일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 이후 쿼터제로 변경하였으나 4월 기준 사실상의 쿼터 물량을 모두 소진한 상태로 수출이 중지된 상태이다.


전 지구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인 감비아, 카메룬, 가나 등 사하라 이남 서아프리카지역은 올해 아시아 국가로부터 쌀 1,500만 톤(해당 지역 총소비량의 43%)을 수입할 예정이었으나, 예정했던 아시아 주요 쌀 생산국의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이미 쌀 가격상승이 발생하여 사회 정치적 불안정성 등 잠재적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식량자급률 46.7%, 곡물자급률 21.7%로 OECD국가 중 최하위수준이다. 사료용을 포함한 총 곡물 수요의 78.3%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다. 코로나19에 의해 식량 대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주곡 작물 중 쌀만은 자급하고 있으며, 오히려 쌀이 남아서 어떻게 쌀 생산을 줄일 것인지가 농정의 주요 목표이다. 이러한 우리 쌀이 과거 식량부족 시대에 우리나라 발전의 기초가 되었던 역사적 성과와 더불어, 현재의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를 튼튼히 받치고 있음으로써 다시금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국제기구와 국제연구소들은 코로나 이후 세계 식량 안정화를 위해 각국의 생산 및 교역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의 활성화를 강조한다.


우리나라 농업은 이미 기후변화의 파도 속에 있다.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3℃ 이상인 폭염 일수는 밀양과 광주 기준으로 과거(’09∼’13년) 각각 141일과 86일이었으나, 최근(’14∼’18년)에는 각각 160일과 125일로 늘어났다. 창고에 쌓인 재고량이 있어 문제는 없었으나 실제로 2019년 생산량은 374만9천 톤으로 우리나라 쌀 예상 수요량보다 약 5만여 톤 모자랐다.


최근의 폭염, 잦아지는 태풍 및 장기간의 강우 등 각종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벼에서는 고온 불임, 등숙 불량 또는 수발아(논에서 벼 낟알이 젖은 상태가 지속하여 싹이 트는 현상으로 식용으로 부적합) 등의 피해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 국내 벼 품종들은 새로운 기후변화의 도전에 적응력이 부족하여 이에 대응한 육종연구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벼 육종인력과 연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디지털 육종기술의 도입, 열대지역인 필리핀 소재 국제미작연구소 현지 벼 육종을 통해 우리나라 아열대화에 적응하는 벼를 선제적으로 육성하는 등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과 기후변화의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식량 안보를 위한 연구에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