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는 경기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우수한 품질의 쌀(경기미)이 생산되는 경기평야가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원예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했으나 최근에는 수도권의 인구와 공업생산기능의 분산배치에 따라 인구와 제조업체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반면 농업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농업의 위기는 비단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느 지자체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가운데 농촌지도자김포시연합회 대곶면회(회장 김건영)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벼농사에서 탈피해 새로운 소득 작목 개발을 위해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화제다. 대곶면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품목은 고구마 무병묘이다.
대곶면회의 분주한 행보는 지난해 부임한 김포시농업기술센터 대곶면농업인상담소 정난이 소장의 역할이 컸다. 벼농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무병묘 고구마를 주목하고 농촌지도자회에 실증포장을 권유하면서 추진될 수 있었다.
정난이 상담소장은 “김포농업은 변화가 필요했지만 농업인들 입장에서 작목을 전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는 것이 실패 우려 때문에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곶면 농촌지도자회서 선뜻 무병묘 고구마 실증사업에 동참하겠다고 나서 활기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백문이 불허일견이라 했다. 대곶면 농촌지도자회원들은 무병묘 고구마 실증포장에 참여하기 전 무병묘를 생산해 보급하는 충청북도농업기술원으로 선진지 견학에 나서 많은 정보를 습득했다.
무엇보다 선진지 견학을 통해 현실에 안주하는 벼농사만 고집해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절박함과 과감한 품목 전환을 시도해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대곶면회 김건영 회장은 “선진지 견학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억척스럽게 쌀농사만을 고집했겠지만 무병묘 고구마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품목 전환을 통해 농업인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농촌지도자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각오가 생겼다”면서 “지역 농업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에 놓여 있지만 무병묘 고구마는 작게는 대곶면을 대표하고 크게는 김포농업을 대표하는 유망 품목으로 성장 시킬 수 있도록 농촌지도자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무병묘 실증시험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분양하는 진율미 호감미, 증미 등 3개 품종으로, 올해까지 씨고구마 생산에 주력해 내년부터 농촌지도자 회원을 중심으로 농가에 저렴한 가격에 분양 한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김포에서 재배된 고구마는 인근 강화군이나 전라남도 해남군 등 전국 각지의 품종들이 식재돼 품질이 균일하지 못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등 고충을 겪어왔다.
또 가뜩이나 벼농사에 지친 농촌지도자회원은 물론 인근 농업인들까지 무병묘 고구마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벌써부터 무병묘 공급 요청이 줄을 잇고 있어 김포농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난이 상담소장은 “김포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상담소의 자체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 줘 무병묘 실증포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면서 “결국 ‘돈이 되는 농업’ ‘경쟁력 있는 농업’을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새로운 농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어떻게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일선 농업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조그마한 창구인 농업인상담소가 농촌지도자회와 함께 자체 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낼 수 있는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아마도 내년쯤이면 김포에서 고구마 향을 진하게 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