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모녀가 살았다. 딸은 똑똑하고 효심이 깊었다. 어느 날 어머니에게 반신 마비가 왔고, 딸은 정성껏 치료를 했지만 효과가 없자 딸은 산신령께 빌고 또 빌었다. 이때 산신령이 나타나  산꼭대기에 하늘에서 떨어진 약초가 있고, 그 약초를 구해온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라졌다.


그 소식을 들은 많은 청년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어느 날 용기 있는 한 청년이 나서 고생 끝에 그 약초를 캐왔다. 약초를 어머니께 달여 드리자 마비가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준 약초로 마목(마비증상)을 치료했다고 해 천마(天麻)로 불렀다고 한다.

 


■ 고산지대, 참나무군락에서 자생

천마는 주로 한국, 중국, 일본 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해발 700m 이상의 고산지대 참나무 군락 속에서 자생한다. 동양에서는 3천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귀한 약재자원으로 지상부의 형성 줄기 색깔에 따라 홍천마, 청천마, 녹천마 등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또, 동의보감의 탕액편에서는 모든 허와 어지러운 증세에 천마가 아니면 치료하기 어렵다고 기록했다.


이와함께 천마는 예부터 학습능력과 기억력의 증가에도 효과가 있어서 총명탕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중풍 등 뇌신경 계통의 약초로는 최고라 여겨졌으며 정풍초, 적근, 귀독우, 난모, 신초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 뽕나무버섯균과 공생하면서 성장

 

보통 천마와 마를 같은 식물로 혼돈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천마와 마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는 마과의 식물로 자체 영양흡수와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식물이다.


반면 천마는 난초과의 식물로 버섯 균에 기생해 성장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크기에서도 차이가 있는데 마는 고구마 굵기 정도에 긴 것과 짧은 것이 있지만 천마의 뿌리가 엄지손가락 정도 크기다. 맛 역시 마는 단맛이 나고, 천마는 쓴맛이 난다.


이밖에도 천마의 꽃은 6~7월에 피고, 30~70개 정도의 꽃이 개화되지만 꿀과 향기가 없고 형태적으로도 수정이 쉽지 않은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종자형성이 어렵다. 형성된 종자는 자체적으로 번식할 수 없고 발아균과 접촉이 있을 때 발아가 가능하고, 발아 후에는 뽕나무버섯균과 공생하면서 영양 공급을 받아야 생장이 가능한 특징을 갖고 있다.

 

■ 항산화물질 영지버섯의 60배 함유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천마에는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물질인 '에르고티오닌'이 함유돼 있다.


천마에 포함된 에르고티오네인의 양은 영지버섯의 60배, 강낭콩의 50배 이상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식물 중에 가장 많은 양이다.


또한 천마의 주요 생리활성 물질인 게스트로딘은 빈혈, 산소 결핍증, 치매, 뇌경색 등에 효과가 있으며 생체 중량의 1%까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이를 스스로 합성하지 못해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와함께 천마에는 단백질 및 불포화지방산의 함량도 다른 작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이온의 함량도 높다.

 

■ 종마, 종균 선택 생산량에 큰 영향

천마 주산지는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으로 40여 농가에서 천마를 생산하고 있고, 이는 전국 천마 생산량의 60%에 달한다.


무주천마사업단에 따르면, 지난 1993년 덕유산 계곡에서 자생하고 있던 천마를 무주천마작목반이 전국 최초로 재배에 성공해 전국적으로 활성화를 시켰다.


특히 안성면은 마사토질이 풍부하고, 300미터에서 600미터까지 이르는 해발고도와 연평균 기온 11도 등의 천마 재배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다. 원목은 활엽수는 모두 가능하나 특히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같은 참나무류가 토양 속에서 오래 견뎌 균사활착에 유리하다.


하지만 천마는 종마와 종균의 선택이 품질과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량한 품종의 종마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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