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실용화재단 최희석 기술사업본부장

 

우리 농산업에 있어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은 농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산업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좋은 기술이 없다, 자금력이 부족하다, 판로가 여의치 않다, 현장에 맞는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 등등 상황이 어렵다는 아우성 일색이다.


혹자는 언제 우리가 상황이 좋은 적이 있었느냐고 말하기도 하고 좋아도 좋다고 한적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농산업 기술사업화 현장에서 뛰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이런 소리를 들을 때면 약간의 답답함과 어떤 경우 심한 자괴감까지 들기도 한다. 과연 우리 농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블루오션은 무엇일까, 또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늘 고민이다.


농산업을 둘러싼 주변여건을 살펴보면 가족형태의 경우 과거 대가족 중심에서 소가족화·핵가족화 시대를 거쳐, 이제는 1인 가족형태인 이른바 나홀로족이 크게 증가하는 등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형태의 변화는 외식시장을 크게 확대시키고 제품의 소포장화와 간편식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최근에는 한 단계 더 진일보하여 가정간편식(HMR :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으로 확대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이러한 시대적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제품화에 성공한 기술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적 트렌드 변화를 잘 수용한 제품으로 ‘즉석밥’을 사례로 들고 싶다.


그것은 소가족화·나홀로족이 밥을 짓더라도 남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고 밥을 짓는 시간이 최소 20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번거롭고,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 에게는 밥을 지어먹는다는 자체가 불편하다는 시대적 요구를 잘 반영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즉석밥 외에도 이런 간편식 제품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음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가족형태의 변화라는 시대적 현상 하나만으로도 우리 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우리 농산업을 둘러싼 주변여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사업에 반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다른 농산업 트렌드를 살펴보자. 최근 우리 농촌과 농산업의 종사인력이 급격히 고령화·여성화됨에 따라 노동의 질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더불어 기술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트렌드와 연계하여 “스마트팜”이나 “ICT 융복합”등이 우리농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농산물의 소재화를 통한 소비확대와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육성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한 시대적 트렌드 변화를 정확히 읽고,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 적절히 녹여내는 것이 바로 사업의 경쟁력이자 차별성 있는 성공요인이다. 구태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급변하는 무한경쟁 속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항상 머릿속에 새겨두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우리 고객들이 시대적 트렌드 변화에 맞는 우수한 기술들을 찾아 제품화에 도전해 보시기를 바란다. 재단에서도 이들 기술이 실용화에 성공하여 농산업체의 혁신성장을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 시대적 트렌드 변화는 새로운 기회임을 다시한번 명심하자. 그래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사업화에 도전하시는 농산업체 모두 대박 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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