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균 증가시키고, 유해균은 감소시켜

전통누룩으로 만든 막걸리가 장 건강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식품연구원 이은정 박사와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전통누룩을 이용해 만든 막걸리가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장내 미생물 생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타지놈 분석이란 다양한 미생물이 섞여 있는 샘플의 DNA를 살펴보고 그 안에 어떤 유전자들이 있는지 알아내는 분석 방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막걸리의 장 건강 개선 효능에 대한 가설을 바탕으로 총 60여 종의 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생성 성능을 확인했다. 단쇄지방산은 장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로 장관세포의 면역반응을 조절하여 암 발생과 비만, 지질대사, 당뇨 등의 질병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균하지 않은 막걸리에는 효모와 유산균을 포함하는 다양한 미생물이 들어있다. 막걸리 제조에 사용하는 발효제와 발효기간에 따라 미생물의 종류와 수는 다르지만, 대부분 ml 당 105~107개의 효모와 104~109개의 유산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이는 시중에서 유통 중인 발효유의 유산균 수(ml당 107~108개)와 비견될 정도이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19종의 생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생성 능력이 뛰어난 막걸리를 선별했다. 그 결과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입국이나 효소제를 사용한 막걸리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


누룩 막걸리를 실험동물에게 5일간 단기 투여한 결과, 누룩 막걸리의 섭취로 인해 기존에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와 균수 등에 변화가 발견됐다. 누룩 막걸리는 유익균(또는 날씬균)으로 알려진 박테로이데테스문(phylum Bacteroidetes)을 54.5% 증가시킨 반면, 유해균(또는 비만균)으로 알려진 퍼미큐티스문 (phylum Firmicutes)을  58.5% 감소시켰다.


또한 생쥐에 누룩 막걸리를 투여한 결과, 분변에서 장 건강에 이로운 단쇄지방산인 뷰티르산과 프로피온산 생성이 각각 180%와 157%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들은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장내미생물의 균총을 변화시켜 알코올에 의한 장내 염증을 완화시키고, 장 기능을 증진시키는 단쇄지방산을 증가시켜 장 건강 개선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해당 성과에 대해 특허출원 1건, 논문 투고 1건을 완료하고 향후 누룩 및 누룩 막걸리를 활용한 전통 발효식품의 우수성 구명 및 이를 응용한 소재 개발의 기초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식품연구원장 박동준 원장은 “금번 연구결과를 통해 막걸리가 장내미생물 균총을 조절하고,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면서 “차후 장기투여 및 인체실험을 통하여 막걸리 유래의 장 건강 개선 소재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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