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사과.닭고기.GM감자까지 봇물 터진 수입개방
미국산 사과.닭고기.GM감자까지 봇물 터진 수입개방
  • 유영선 기자
  • 승인 2018.10.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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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재협상서 ‘농업지켰다’던 정부, ‘모르쇠’ 변명 여전

산자부-농식품부, 관세.비관세장벽 영역 떠넘기기 ‘핑퐁’

“그것은 SPS(위생과 검역) 이슈이지, FTA 협상 이슈가 아니었다.”
올 4월5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FTA재협상 타결과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협상에서 농업분야 ‘레드라인’을 지켰다”고 공언했다. 기자들이 미 무역대표부(USTR)가 미국산 과일에 대해 한국시장 접근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FTA재협상 이후 닭고기 수입완화, GMO(유전자조작식품) 감자 수입 허용 등 농산물 추가개방이 확대되면서, ‘농산물을 지켰다’는 정부의 발표가 또 도마위에 올랐다.

김 본부장의 이때 발언대로라면, 정부의 ‘농업레드라인’은 협정문에 적힌 형식적인 거래조건만 해당된다. 즉 무역장벽 중 관세장벽만 지키겠다는 얘기가 된다. 수량 제한, 수입절차상의 제한, 기술장벽 등 비관세장벽은 어떤 비밀 거래가 이뤄졌는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인 것이다.

 

□추가개방, 대답없는 정부

한미FTA재개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측으로부터 농업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한미FTA 개정협상에 농업부분은 거론조차 안됐다”고, 후속질의를 일체 차단했다. 4월에 미 USTR가 사과.배.블루베리 등 일부 미국산 과일의 한국시장 수입허용을 요청했을 때, ‘협상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올초 농식품부는 미국에서 AI(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도, 해당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닭고기 등은 수입을 허용토록 ‘미국산 가금육 등의 수입위생조건’을 고쳤다. SPS를 ‘국가단위’에서 ‘지역단위’로 문턱을 아예 없앤 것이다. 이때도 우리 정부는 한미FTA개정협상과 무관하게 이뤄진 개념적용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최근 미국산 GM 감자에 대해 수입관련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엔 미국산 식용감자 수입을 요구했는데, 우리 정부가 12월부터 이를 수용했다고, 미국 무역장벽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술적인 검역조치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댔을뿐 양국의 협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세만 유지, 비관세 장벽 ‘구멍’”

한미FTA재협상 타결이후 미국 백악관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자동차나 제조업 뿐만 아니라 농업분야에서도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지난 9월 양국정상의 한미FTA재협상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결과는 아주 좋은 미국 자동차라든지 혁신적인 의약품, 또 그리고 농산물이 한국 시장 접근성을 더 많이 갖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농부들이 아주 기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 USTR 관계자는 “농산물 분야의 경우 한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가개방 과정을 지켜보면, 미국이 발표했던 내용들이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FTA관련, ‘이면합의’가 회자되고 변명에 급급하던 한국정부는 결국, 신뢰성을 상실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그도 그럴것이 정부가 한미FTA개정협상문 공개 시점에 ‘농업보호’를 호언했음에도 불구, 미국산 축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의 주가가 급등했다. 미산 축산물을 취급하는 한일사료는 협정 타결 보도이후 하루 사이에 주가가 3.44%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을 언급했던 지난 4월에도 한일사료 주가는 전일대비 29.9%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정부 발표에 반대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김현종 본부장의 “그것은 SPS 이슈이지, FTA 협상 이슈가 아니다”라는 말은 거짓은 아니되, 행간에 ‘이면합의’를 드러낸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양국은 FTA재협상에서 다양한 접근을 통해 서로의 과제를 해결하려 했을 것”이라며 “미국은 공표했듯이 농산물 추가개방(비관세장벽)을 중점 거론했고 이를 관철 시켰을 것이고, 한국측은 형식적인 협정문 전문에 매달려 문턱이 함몰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이야 말로 ‘이면합의’의 본질이고, 정부는 비관세장벽을 얼마나 내줬고, 어느정도의 계획을 갖고 있는지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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