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쓰레기 처리
시골마을의 쓰레기 처리
  • 이대식
  • 승인 2018.10.19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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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있는 한 도시든 시골이든 생활쓰레기가 배출되기 마련입니다. 도시에서야 집 앞에 규격에 맞는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수거해가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 재활용쓰레기 문제로 전국이 들끓어 쓰레기대란이 일어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떤 형태로든 처리가 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시골마을은 유명관광지와 인접해 있어 시골다운 분위기는 찾기 어려운 곳입니다. 지근거리에 모텔이 세 곳이나 있어 한창 성수기에는 드나드는 승용차들로 붐빌 때도 있을 지경이니까요.


전에 살았던 곳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민원이 야기되지 않는 도로가에 쓰레기를 모아두는 장소가 지정돼 있어 수거차가 싣고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때론 수거일자를 넘겨 쓰레기더미가 넘칠 때는 있었지만 그로 인한 문제는 없었던 거로 기억됩니다.


시골에서 쓰레기 처리는 사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어 보입니다. 규격봉투를 구입해 쓰레기를 배출하더라도 마을쓰레기를 모아둘 중간 하치장소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가 많습니다. 재활용쓰레기는 투명비닐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되고 음식물쓰레기는 별도 용기에 배출해야 됨에도 지정된 마을하치장은 결국 마구잡이로 버린 쓰레기더미로 인해 길고양이들의 울음소리와 먹이다툼으로 아수라장이 돼버리고 맙니다.


결국 마을을 위해 쓰레기하치장 터를 제공했던 땅주인도 주위의 민원으로 하치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제대로 규격봉투를 사용하고 지자체에서 제시하는 방법대로 재활용품이나 쓰레기를 배출하는 이들도 버릴 데가 없어 집안에 쌓아놓거나 어딘가에 버릴 곳을 찾아야만 됩니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이더라도 쓰레기는 제대로 처리돼야 마땅함에도 처리시스템이 온전치 못하면 결국 불법이 머리를 들게 마련입니다. 제일 쉬운 방법은 그냥 마구잡이로 소각시키는 거고, 비닐이나 스티로폼을 소각할 때 나오는 발암물질 따위는 바로 당장의 불편함에 비하면 먼 훗날의 일이니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사실 종이같이 소각해도 커다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불법소각인데 하물며 태워서는 안 될 비닐류를 소각할 때는 냄새로 인해 문밖을 나서기가 꺼려질 지경입니다.


농산물부속물을 소각할 때도 허가를 받고 화재예방에 대한 조치를 한 다음에 실행해야 된다고 법은 정하고 있지만, 법은 법이고 현실은 법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모든 시스템은 정해진 대로 움직여야지 제대로 작동됩니다. 도시에서는 조금만 불편해도 민원이 쇄도하니 불편함이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지방자치제가 낳은 표를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이 작동하니 바로바로 해결되지만 시골은 표수가 적으니 불편사항이 발생하더라도 선순위가 되기 어려운 게 사실인 모양입니다.


벌써 중간 하치장 위치가 바뀐 게 이사 와서 두 번짼데 지금은 어디다 설치될지 백년하세월이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인근 마을에 설치된 하치장에 쓰레기를 배출하기 위해 차를 타고 나가는 것도 한 두 번이지, 아무리 정상적 쓰레기배출이라 하더라도 인근마을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으니 이도 못할 노릇입니다. 반장이나 옆집 사람에게 물어봐도 시유지를 찾아 하치장을 설치한다고는 하는데 언제 될지 확실한 답이 없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면사무소에 민원을 내자니 괜히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이 문제를 일으킨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으니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는 수밖에 도리가 없어 보입니다.


젊은이들이 없는 마을에 쓰레기 버리는 일마저 힘든 일이 됐으니 아마 이 사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면 아무 곳에나 쓰레기가 버려질 지도 모를 일입니다.


좋은 게 좋다는 말이 있지만, 때론 좋은 게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이게 문젭니다. 어쨌든 이장이나 반장이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해 봅니다.


늙은이들만 사는 쇄락한 마을골목은 언제나 조용하고 길고양이가 무심한 눈길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마을에 산지도 벌써 2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농업인신문, NONGU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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