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도홍 산림조합중앙회 문화홍보실장 (산림기술사)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은 대부분이 시골 농촌일 것이다. 가깝게는 아버지, 할아버지까지만 올라가도 시골 농촌인 경우가 좀 과장하면 90% 이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는 시골 농촌에 대한 향수가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 시골의 옛날 집, 논과 밭, 그 뒤편의 높고 낮은 산이 떠오른다. 따라서 우리 대부분은 농업인의 아들과 딸이며, 산이 대부분인 농촌과 어촌의 농어업인도 대부분 산주로서 임업인 이거나 임업인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비록 몸은 도시에 두고 있지만 '퇴직하면 시골에 가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이런 잠재의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산림국가인 우리나라는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127조원이나 된다는데 산주가 40년 키운 소나무림 1ha를 벌채해도 300만원 받기가 어렵고, 쓸만한 나무도 없다는 것은 너무도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산주가 자기 소유의 산림에 집을 짓거나 개간을 하려면 각종 인허가와 신고 등으로 골머리를 앓게 된다. 생태자연도 1등급지, 풍치지구,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등. 사실 이런 곳은 대부분 정상적인 산림경영 활동조차 어렵게 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조차 전혀 없다. 자연히 산주는 그린벨트지구 해제만 학수고대 할 뿐이라서 사유림 관리가 정말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산림청의 통계에 의하면 동일 시도에 거주하는 산주가 전체 산주의 44%라고 한다. 그러나 산림경영이 가능한 범위를 동일 면소재지 거주자로 한정해서 현지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들에게 문의해본 결과 2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귀농, 귀촌을 희망하는 사람은 많지만 직접 경영에 나설 주체가 모호하고 마음만 고향에 있는 산주들이 산림을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사짓는 어르신들께 “힘드신데 농사일을 좀 줄이시죠?” 하면 십중팔구는 “그럼 땅을 놀리느냐?”고 반문하신다. 산림경영도 마찬가지다. 산림녹화에 성공했다고, 돈이 되지 않는다고, 힘들다고 그냥 두는 것은 산림을 소유하고 관리하고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산림을 그냥 놀리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몇 가지를 제안 아닌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첫번째는 산주와 임업인 뿐 만 아니라 농업인도 사유림 경영에 관심을 두고 임업에 참여해야 한다. 농산촌에 거주하며, 임야에서 활용하는 장비와의 유사성도 높은 농업기계장비까지 활용할 수 있는 농업인들이 산림경영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경영이 가능한 수준의 산림을 조성해 장기적이지만 부수입 정도가 발생하고, 잠재적 가치가 높은 산림으로 조성하는 사유림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직접 경영을 시행하면서 고소득 전략으로 접근할 경우에는 많은 비용까지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산림경영은 각종 정부 지원제도를 활용하면 자부담이 적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후손들을 위해 큰 자산까지 물려줄 수 있는 현명한 산림경영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농·수·축협과 함께 산림분야에 대해서는 해당 시군 산림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과 상담을 통해서 착수할 것을 당부드린다. 이상과 같은 각종 행정사항을 농·어업인이 직접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만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때는 해당 지자체의 산림관련 정책과 임업금융 지원사항, 그리고 해당 조합의 산주, 조합원을 위한 각종 지원 범위를 상세히 알고 있는 산림경영지도원이 산림경영계획부터 사업 신청, 시행, 보조금 정산 등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섭리가 절대적인 분야이다. 농업에 임하는 자세로 산림에 임한다면 작게는 산더덕, 고사리, 산림버섯에서 약용 식물로, 크게는 임목으로 수익원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아울러 산림경영에 대한 제도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산림조합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지역 농협이나 수협뿐만 아니라 산림조합도 적극 활용해 아들, 딸, 손자, 손녀, 증손자를 위한 사유림경영에 참여해, 국민 생활환경 증진은 물론, 국가산림자원과 농산촌의 소득 증대를 통한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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