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백신·치료약 없음. 최근 중국을 휩쓸고 있는 바이러스성 돼지질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가진 특징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나 전염경로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체에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 돼지와 멧돼지 사이에 빠르게 전파되고 전파경로도 직접 접촉 외에 농장 일꾼들의 오염된 신발이나 옷, 장비 등에 노출돼 전염되는 등 다양하다.

또 높은 열과 낮은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사체나 배설물, 신선육 또는 돈육 소시지 등에서조차 수 주간 생존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진드기도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정부는 러시아 등 발병국에서 제조·유통된 신선육 또는 가공육이 유입돼 먹다 남은 음식물찌꺼기를 먹이로 준 것을 가장 유력한 발병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방역당국은 중국을 비롯한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발병국가에서 들어오는 국내외 여행객에 대한 차단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또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우편으로 축산가공품을 들여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명령도 내렸다.


일반적으로 질병전파 원인이 사람에 의한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보면 사실상 사람만 조심하면 된다. 우리에겐 아픈 기억이자 현재진행형인 구제역이나 가금인플루엔자(AI)의 경우 눈에 보이는 전염원인은 가축 대 가축이지만, 좀더 깊게 따져보면 가축을 기르는 사람이 지켜야할 방역수칙을 무심코 지나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축산물을 소비하는 일반국민들이 잠깐의 실수, 또는 현대판 ‘문익점’이 되고 싶은 순간의 작은 욕심에서 가져오는 외국산 농축산물도 원인 중의 하나다. 이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았을 뿐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류의 사람이 꽤 있다.


어찌됐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 번 유입되면 국내 양돈산업은 거의 ‘끝장’이다. 양돈농가는 물론 다른 가축을 생산하는 농가들도 함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주길 바란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내가 기르고, 내가 소비하는 먹거리를 지킨다는 하나된 생각으로 차단방역에 힘써야 한다. 정부도 보다 강력하고 실제적인 차단방역과 대국민 홍보로 반드시 차단방역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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