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한-국제농업개발기금(IFAD) 공동의 국제포럼이 열렸다. ‘국제사회에서의 지속가능한 농업개발:협동조합의 역학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의 농업협동조합이 향후 국제농업개발협력에 어떠한 지원과 협력을 가능케 할 수 있는지 논의하자는 자리였다.

 

농업분야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의 관계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농업·농촌 개발과 협동조합의 역할이 소개됐고, 우리나라에서 농협이 추진했던 여러 사업을 짚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을 통한 개도국 농업·농촌 발전과 상생이라는 목표의 달성을 위해 포럼에 참가한 여러기관들이 서로 어떤 역할을 맡아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발전해 나가자는게 이날 행사의 요지다.


개도국으로 지칭하는 국가에서 온 참석자들은 ‘열공’ 그 자체였다. 얼마전 매스미디어에서 본적 있는, 아프리카지역 새마을운동사업을 연상케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과 한국 정부가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건설 사업을 한다는 그 사업. 분명 개도국의 파견요원들은 우리나라의 농협협동조합에 대해 강의자들이 얘기하는대로 스펀지처럼 흡수할 것이다.


이쯤이면 우리의 농협협동조합이 자랑할만한가 생각케 된다. ‘태생적 정부산하 기구’ ‘정권교체기마다 개혁 대상’ ‘농업먹는 공룡조직’ ‘방만경영 일번지’. MB정권때도 ‘영포라인’에 어울리는 회장을 앞세워야 하고, 정권 구미에 맞게 요리되는 조직, 정부에서 대출해주라면 도산직전 회사에게도 여신거래할 수 밖에 없는 ‘정치적 금융도구’. 농협중앙회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연히 인정하는 얘기들일 것이다. 신경분리 6년이 흘렀다.

 

준비자금없이 무리하게 구조개편하면서 12조4천억원까지 확대됐다는 차입경영금에, 어느 품목하나 가격이 폭락해도 농민을 위해 제대로 보호막하나 설치할 줄 모르는 무능한 정체성. 농협은 이미 계열 법인간 협조체제는 단절이다.

모래알같은 연대조직은 시너지는 고사하고 이미 협동조합으로서 기능이 마비됐다는 진단이 빠를 것이다. 여기에 고비용·고효율 비대 경영구조로, 농민조합원은 차치하고 임직원 자급자족에 매여 있는 상태이다. 무작정 노트에 적고 있는 개도국 파견요원들의 올바른 식견도 바라는 바 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도화지를 놓고 협동조합을 어떻게 다시 진지하게 그려할지 고민 할 때임을 강조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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