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전윤순농장’ 전윤순 대표

최근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부추, 대파, 열무, 얼갈이, 시금치 등 다섯 가지 채소를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는 ‘전윤순농장’의 전윤순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름을 건다는 것에는 막중한 책임이 따르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것. 전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는 일념으로 8년째 무농약으로 친환경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최근 지역의 농업인들과 힘을 모아 도깨비부엌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고양시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개발ㆍ생산하며 경쟁력 있는 고양농업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5가지 채소에 집중…생산기반 안정

전 대표는 현재 8천여평 규모에서 무농약으로 채소류를 재배하고 있다. 그녀가 생산하고 있는 채소는 열무, 대파, 시금치, 얼갈이, 부추 등 다섯 가지다. 특별한 소득작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대중적이고, 시장가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채소만 생산하는 것에 대해 어떤 이들은 “돈이 안 된다”며 소득 작물을 추천해주기도 했다. 그녀 역시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의 결론은 “한 우물만 파자”였다.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선 재배방법을 배워야 하기에 2~3년의 시간이 필요해요. 그런데 2~3년의 시간이 지나 본격적으로 재배했을 때는 고소득일 줄 알았던 작물도 소득이 좋진 않더라고요. 다른 작물을 배우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내가 가장 잘 재배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 농사를 지을 때부터 재배했던 열무, 얼갈이, 시금치, 대파, 부추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한 우물만 판 전 대표의 전략이 통했을까. 이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고, 고양에서 ‘부추’ ‘대파’ ‘얼갈이’ 하면 ‘전윤순’, 이라는 인식이 박혀 판매를 하는데도 오히려 수월해 일정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었다.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해 무농약 고집”

한 우
물 전략과 함께 전 대표가 고양시의 대표 여성농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건강한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어렵지만 8년째 무농약으로만 고집하고 있다. 무농약은 벌레와의 싸움, 풀과의 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간다. 농사를 지어도 풀과 벌레 때문에 절반은 버릴 정도라고 그녀는 토로한다.

그럼에도 그녀가 8년 동안 무농약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내 가족이 먹기 때문”이다.
“무농약은 친환경 약재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해요. 벌레들이 한번 약재를 먹으면 다음엔 내성이 생겨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죠. 무농약 재배가 신경 쓸 것도 많고 고생스럽지만, 내 가족, 친척, 친구들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무농약으로 농사짓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수고로움도 감내하고 무농약으로 농사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성스레 농사지은 전 대표의 채소들은 주로 경기도와 고양시 학교급식으로 납품된다. 또 고양시의 로컬푸드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무농약 농사를 짓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보람을 느끼는 것 또한 무농약 농사를 짓는 것에 대해 가족들이 자랑스러워 할 때라고 그녀는 말한다.

“손주가 고양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급식 반찬에 부추가 나오면 꼭 친구들한테 자랑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할머니가 생산한 거라면서요. 다른 채소는 여러 농가들이 납품하지만 고양시에서 부추는 단독으로 납품하고 있어, 100% 할머니 것이라고 확신해서 친구들한테 자랑하는 거죠. 그런 손주를 보며 무농약으로 농사짓길 참 잘했다라고 다시 한 번 확신했습니다.”

우직하게 무농약 농사를 고집해온 전 대표는 지난해 제14회 고양시 농업인의 날 한마음대회에서 친환경농업ㆍ신기술 부문 대상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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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부엌영농조합 설립…잉여농산물 가공해 부가가치 높인다


고양시에서 무농약 채소재배로 탄탄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전 대표도 ‘판로’ 문제는 아직 다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 물론, 그녀가 생산한 채소의 60% 정도는 급식으로 납품되고 있고, 일부는 고양시의 로컬푸드마켓으로 유통되고 있지만, 나머지 물량의 판로가 마땅치 않다. 도매시장으로 갈 경우 헐값에 판매되는 등 판로가 그리 녹록치 않다.

이에 전 대표는 지역 농업인들과 힘을 모아 건강한 먹거리를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뚝딱 잘 만들겠다는 뜻으로 ‘도깨비부엌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고양시의 잉여농산물 가공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도깨비부엌은 고양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으로 설립됐는데, 여기서 전 대표는 이사직을 맡아 고양시 농산물 가공으로 소비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도깨비부엌이 지난 2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이제 갓 1년이 넘었어요. 현재 고양시 농산물만을 이용해 누룽지, 청국장, 김치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또 개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저 또한 무농약으로 생산한 부추를 이용해 부추환을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도깨비부엌이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친환경 농산물 가공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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