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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의무자조금 ① 사과 배 감귤 등 2018년 도입
의무자조금 본격 시동…과수산업 파트너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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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01일 (금) 09:30:52 백종수 편집국장 bjsoo@nongupin.co.kr

농수산 의무자조금이 대체 뭐야? 자조금은 왜 필요한데? 거출은 어떻게, 얼마나 하지? 돈 거둬 뭐하나? 실효성이 있을까? 과수 의무자조금 도입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농수산 자조금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십여 년 전부터 임의자조금을 운용해오던 사과, 배, 감귤, 키위 품목단체가 2018년 의무자조금 시행을 의결했으며 포도, 복숭아, 단감도 연말연시를 기해 의무자조금 도입을 확정할 듯하다. 정부가 기존 임의자조금에 대한 지원을 올해로 종료한 이유도 크다. 지난 10월말에는 농수산자조금법 개정안이 공포돼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농업인신문사, 과수농협연합회 공동기획으로 과수 의무자조금과 관련해 3회에 걸쳐 싣는다.

   
▲ 사과연합회는 지난 7월 의무자조금 대의원회를 열어 2018년 사과 의무자조금 시행을 의결했다.


임의자조금 지원 3년 졸업제도

자조금은 셀프 헬프 펀드(self help fund)라는 개념으로 통용되지만 원래 영어권의 공제(check off)에서 유래한다. 노동자들이 급료에서 조합비를 공제하는 방식과 같다. 자구책이라는 의미는 같지만 외국의 체크오프 펀드는 거출방식에 초점을 둔 반면 우리나라 자조금은 철학적 개념에 가깝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든가, 자조금과 관련한 정부의 지원책이 맞물려 있다. 충남대 박종수 교수는 자조금을 “이익집단이 공동의 이익증진을 위해 스스로 조달한 재원 또는 제도적 기금”이라고 정의했다. 납부자가 반대급부 없이 납부하는 기부금과는 다르다.

농산업 자조금 정책이 도입된 때는 2000년이다. 생산자 스스로 소비촉진, 수급조절, 가격안정 등에 관여케 함으로써 품목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정책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농산물시장 빗장이 풀리고 외국 농산물이 밀물처럼 들어오는 상황에서 자조금은 자구책의 한 방편일 수 있다. 가격등락이 가파른 시기가 빈번한 것도 자조금 도입의 필요성으로 작용한다.

첫해인 2000년에 파프리카, 키위 두 품목단체가 정부승인을 얻어 ‘임의자조금’을 운용했다. 이어 무 배추(2002년), 사과 포도 감귤(2003), 배 단감(2004), 양파 토마토 가지 절화(2005), 참외 딸기 친환경(2006), 인삼 육묘(2007), 복숭아 오이(2008), 마늘 고추 풋고추 백합 밀(2010), 최근에는 난(2015년)이 자조금지원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국고보조금을 신청했다.

이렇듯 농산 자조금은 품목별로 운용규모가 크지는 않더라도 생산자의 조직화가 가능한 20여 품목단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됐다. 2009년을 전후로 정부의 품목단체 육성정책이 현장에 파급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이라는 거대조직이 존재하고 도매시장법인을 비롯한 농산물유통업계가 건재했지만 품목별 생산자단체도 힘을 모으려 갖은 애를 썼다. 그 화두가 의무자조금이 되기도 했다.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은 의무자조금 도입의 초석이 될 만했다. 농수산자조금법이 2013년에 제정, 시행되면서 품목단체들의 의무자조금 전환 시도가 늘었다. 그러나 해당품목의 농수산업자 정보와 통계자료를 자조금 단체에 제공할 수 없게 돼 있어 의무자조금 전환이 쉽지 않았다. 결국 대부분 농수산 품목단체의 자조금은 ‘임의’에 머물러야만 했다.

   


과수 의무자조금 도입 잰걸음

한우, 양돈, 낙농 같은 축산분야는 의무자조금제도를 통해 소비촉진과 수급조절 등 일정한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다. 축산경영농가의 규모도 작지 않은 데다 거출방법도 용이한 덕에 일찌감치 안착했다.
원예과수 쪽은 형편이 다르다.

 2015년 기준으로 사과, 배, 포도 등 전체 과수 연간생산액이 3조7천억 원 수준이다. 같은 시기 축산업 생산액은 한우 육우 4조7천억, 젖소 2조3천억, 돼지 7조, 닭 3조7천억, 기타 축종까지 합해 모두 19조1천억 원이 넘었다. 전체 과수 생산액은 계란을 포함한 닭 생산액과 비슷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하고 소출도 들쑥날쑥해 자조금제도 도입이 쉽지 않다. 특히 원예는 작목전환이 자주 이뤄지는 탓에 일부 주요작물을 제외하고는 거출이 거의 불가능하다.

와중에 과수 의무자조금제도가 본격 도입된다. 품목별로 자조금의 순기능과 역할에 주목한 단체들이 먼저 회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정부가 앞장서 의무자조금 전환을 꾀한 까닭도 있다. 달리 말하면 정부가 임의자조금 단체에 대한 지원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2014년에 이른바 ‘임의자조금 지원 졸업제도’를 도입했다. 자조금 정책의 기본취지에 맞게, 자립기반을 구축하고 정착이 가능한 단계까지만 지원한다고 밝힌 것이다. 신규 임의자조금 단체는 결성 후 3년간 지원하고,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국고지원을 중단하는 ‘졸업제도’가 뼈대다. 기존 임의자조금 단체 역시 2015년부터 3년간만 지원키로 했다. 이로써 20여 임의자조금 운용단체들이 의무자조금 전환을 적극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자조금 운용단체로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는 25개 품목 중에서 2017년 현재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한 곳은 4개 단체다. 한국인삼협회, 친환경자조금관리위원회, 한국백합생산자연합회, 한국파프리카생산자조회 등이 의무자조금을 운용하고 있다. 거출액과 국고보조 등을 합한 자조금의 규모는 상이하다. 백합의 경우 10억, 파프리카는 20억 원 수준이며 인삼과 친환경은 각각 25억, 27억 원 정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과수분야다. 현재 임의자조금을 운용하는 품목단체는 한국사과연합회, 한국배연합회, 제주감귤연합회, 한국복숭아생산자협의회, 한국단감연합회, 한국포도협회, 한국키위연합회(한국참다래연합회에서 개칭) 등 일곱 곳인데 이들 자조금 단체에 대한 국고지원이 올해로 끝날 예정이다. 서둘러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하려는 까닭이다.

사과, 배, 감귤, 키위는 단체 대의원총회와 자조금위원회 의결을 통해 2018년도 의무자조금 도입을 확정했다. 사과연합회의 경우 두 번의 연구용역을 거쳐 지난해 3월 총회에서 의무자조금 설치를 의결했으며 올해 설치계획서 수립과 생산자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올해 7월 의무자조금 대의원회에서 2018년 시행을 확정지었다.

재배면적 1천㎡ 이상 농가를 대상으로 3.3㎡당 20원을 거출한다는 계획이다. 배의 경우 씌우는 봉지마다 2원을 거출하며 제주감귤의 경우 농가는 출하금액의 0.25퍼센트, 농협과 영농법인, 유통인은 전년도 매출액의 0.05퍼센트를 거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복숭아, 포도, 단감은 아직 의무자조금 시행을 확정짓지 못했으나 조만간 대의원총회를 거쳐 2018년에 바로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출방식은 감귤이나 키위처럼 유통단계에서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사과처럼 기초 생산단계를 기준으로 거출하는 방식, 즉 재배면적을 기준으로 거출금액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과농협연합회 김영문 차장은 “그간 임의자조금 시절에는 농협 등이 거출금액을 대납함으로써 생산자의 참여와 주인의식이 부족해 자조금 운용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제는 생산자들이 자조금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심을 갖고 품목산업 발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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