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광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연구사


예로부터 중국에서 대추 종류 가운데 ‘대조(大棗)’는 삶으면 향기가 십리 이상 가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며, 병이 다 낳는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말하는 ‘대조’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대추를 의미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대추 품질의 우수성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 대추는 2,000년 정도의 재배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 보은, 경산, 밀양, 군위 등 2,700ha에서 재배되고 있다. 또 1만4,000톤이 생산되며, 생산액은 약 980억원, 육성된 품종은 10여개다.

우리나라는 생대추 수요증가로 건대추 중심의 재배였던 것이 점차 생대추 재배로 변하고 다. 하지만 육종소재로 활용이 가능한 유전자원이 적어 중국에서 유전자원을 도입하고 있다.
대추는 한 번 심으면 30년 이상 수확이 가능하며 추위와 더위에 견디는 힘이 강해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대추 묘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종자를 발아시켜 얻는 방법과, 뿌리에서 나오는 분지묘를 확보하는 방법, 혹은 접목번식을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대추 열매 안에는 딱딱한 핵과 이 핵 속에 있는 종자가 있지만 우리나라에 재배되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종자가 형성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묏대추나무는 종자 형성이 잘 되어 이를 활용하는데 전정가위 등으로 종자가 들어있는 핵 끝을 잘라주어 종자가 보이게 하여 3월 중순에 파종하면 90% 이상의 발아율을 확보할 수 있다.

접목증식 시 대목은 2년생에서 3년생 정도의 실생묘가 좋으며, 접수는 증식하고자 하는 우량품종으로 빗자루병에 걸리지 않은 모본에서 확보한다. 1년생 가지를 골라 3월 중순경에 채취하여 4℃ 저장고에 마르지 않게 자른 부위를 젖은 휴지 등으로 쌓아서 보관한다. 접목시기는 중부지방의 경우 4월 중순경이 적당하며, 충실한 눈이 붙은 접수를 5〜6cm 정도의 길이로 자른 다음 절접한 뒤 비닐테이프를 이용하여 접한 부위를 묶어주고 접수 상단의 절단 부위는 톱신페스트 등으로 발라주어 증산을 막아준다. 접목 후에는 토양이 마르지 않게 관수하며, 대목에서 나오는 맹아를 지속해서 제거해준다. 접수 활착이 잘 되면 접수에서 신초가 나오며, 이때에도 관수에 신경써야 한다.

묘목식재는 보통 4월 초에 하며, 구덩이 당 퇴비와 석회를 잘 혼합하여 흙과 섞은 후 밑에 깔아주고 흙을 덮은 후 묘목을 식재한다. 식재 후 주변 잡초와의 경쟁에 밀리지 않도록 제초작업에 신경써주며, 멀칭을 통해 잡초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추나무 재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기온, 강수량, 일조량 등이다. 재배기온이 적당한 범위에 있으면 생육기 중 강수량이 대추재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관수시설을 설치한다. 건조에 의한 피해예방도 중요하지만 열매 성숙기에 비가 많이 오면 열매가 터지는 이른바 열과 현상이 발생하여 더욱 큰 피해를 준다.

따라서 고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비가림 시설(비닐하우스 등)과 그에 맞는 재배기술이 필요하다. 토양에 대한 적응력도 좋아 척박지에서도 잘 자란다.

대추 수확은 생과용과 건과용으로 나뉘며, 생과용은 과피의 표면이 갈색으로 70% 이상 착색된 과실을 여러 차례에 걸쳐 수확하며, 건과용은 과피 표면이 20~30% 착색된 과실을 수확한다. 생과용 대추는 저장기간이 평균 10일~20일 이내로 짧아 최대한 빠르게 유통하여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대추의 신품종 육성을 위해 우리나라 우수한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중국과의 대추 유전자원교류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대추(대조, 大棗)의 기능적인 측면을 구명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생대추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한 수확 후 품질유지관리 기술개발과 유통기간이 긴 품종육성을 목표로 모든 연구원들이 혼연합일하여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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