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 164만개 풀릴 듯…한판에 약 9천원 예상

정부가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면서 내놓은 대책이 ‘계란 수입’ 이다. 반면 관련업계는 물류비용 등 갖가지 조건을 따져 봐도 계란 수입의 실효성은 ‘글쎄’라는 지적이 높았다.

정부는 어떻게든 계란을 수입해서 계란값 폭등을 잡겠다는 의지로 미국산 계란 수입에 열을 올렸고 실제로 비행기를 통해 미국산 계란이 국내에 첫 상륙했다. 외국산 계란의 대규모 수입은 전례 없는 일인 만큼 계란의 안전성과 수입절차,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 또한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 차관은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산 계란 164만개를 수입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번 주 안에 계란이 항공기에 실려 주말께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처음 식품을 수입할 경우 검역절차가 며칠 걸리지만 첫 물량의 경우 검역절차 등을 고려하더라도 설 명절 전에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미국 현지 업체 견적 금액(2016년 12월 20일 기준)을 바탕으로 미국 내 운송비를 포함한 수입계란의 원가(개당 184원), 수입업체가 부담하는 항공운송비(50% 지원시 76원), 국내 유통비(도매→소매 56원)를 모두 감안하면 개당 316원 정도로 소매가격을 추산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최대 50~60원 정도 판매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농식품의 입장이다.

이 차관은 “미국산 계란에 대해 정부가 운송비 50%를 지원한다 해도 국내 도착 가격이 1개당 300원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간업체 간 수입계약 체결 과정에 따라 최종 국내 소비자가격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가는 250~260원대로, 수입계란의 소비자가격이 이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AI 여파로 알을 낳은 닭인 산란계가 30% 가량 살처분 됐다. AI 사태 이전 국내 하루 평균 계란 공급량은 4,300만개 수준이었으나 살처분 여파로 인한 하루 평균 부족분은 1,300만개에 달한다. 때문에 30개 한 판 가격이 지난달 5000원대에서 올해 1월 8,237원으로, AI 최초신고날인 지난해 11월16일 5678원 보다 47% 가량 급등했다.

이번 수입으로 계란값 급등 현상을 저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수입계란 164만개 만으로는 계란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 계란값과 비슷한 수입산 계란이 과연 경쟁력이 있겠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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