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양계업으로 재도약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해줬던 것이 ‘양계’ 였습니다. 벼랑 끝에 서있던 저에게 양계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적’을 만들어 준 것입니다.”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자리잡은 신기농장(대표 이형철)은 하우스 계사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사육성적을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로 귀농 12년차에 접어든 그가 뛰어난 사육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양계업을 향한 뜨거운 열정 때문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형철 대표는 “자영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지만 한순간 실수로 전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들도 뿔뿌리 흩어지는 등 방황하고 있을 때 주변의 권유로 양계와 첫 연을 맺게 됐다”면서 “당시 할 수 있는 것이 양계업이 유일했기 때문에 닭을 잘 키우는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시작은 했지만 양계업으로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없었다. 그저 세상사 등지고 쉬어가자는 마음으로 닭 사육에 나섰지만 한번 출하할 때마다 기대하지 않던 목돈이 생겼다. 이 대표는 이때부터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의욕이 생겼다고.

다시 재기하나 싶던 그에게 양계업 3년만에 뜻하지 않는 변고가 생겼다. 출하를 하루 앞두고 농장에 화재가 발생해 계사뿐만 아니라 사육중인 닭들이 새까맣게 타 죽었다. 수억원대의 빚잔치가 졸지에 열리게 됐다.

그러나 평소 닭 사육에 열정을 다하던 이 대표의 모습을 눈여겨 본 국내 최대 닭고기 회사인 H사는 단돈 1원의 변상금 청구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그는 현재의 농장터인 양촌면으로 이전하고 닭 사육에 전력을 다했다.

현재는 그는 1회전당 7만5천수 규모의 삼계를 전문으로 사육하고 있다. 연간 평균 5.5회전하며 2억원 내외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 한해동안 5번 출하해 5번 모두 최고 사육성적을 올려 주변 농가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그의 최고 기록은 1수당 600원대이다.

이 대표는 “삼계와 육계의 차이점은 일괄 출하되는 육계와 견줘 몇 차례 나눠 출하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사육에 전력을 다한다면 육계 못지않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계는 계사 거리가 짧고 천장이 낮은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굳이 수억~수십억원을 투자해 계사를 신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사육중인 삼계가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최악의 밑바닥 삶에서 허우적거릴 때 다시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준 것이 ‘닭’이었던 만큼 한눈팔지 않고 함께 할 것”이라며 “한순간 실수로 인해 뜻하지 않게 흩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들이 양계를 통해 다시 뭉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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