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지난 22일 충남 당진 대호간척지에서 벼농사 제초로봇 현장 시연회를 개최했다. 농업·농촌의 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벼농사 골칫거리인 잡초를 로봇이 대신 제거하는 신기술은 농업인들 사이에 단연 화제였다. 

그러나 이날 시연회에서 제초로봇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망신살이 뻗쳤다며 농진청은 각종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6억원이 넘는 나랏돈이 투입된 제품이 고철 덩어리 신세로 전락했으니 충분히 욕먹을 만하다.

제초로봇은 지난 2013년 개발돼 첫 선을 보인 이래 민간업체에 기술이전에 앞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완벽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막바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시연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보완하고 개선하면 된다. 연구 성과물이 현장에 접목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더라도 이를 보완·개선하는 과정을 거쳐 완벽한 연구 성과물로 재탄생시키면 되는 것이다. 
어느 분야든 비슷하겠지만 농업분야 R&D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구기간과 투자, 연구자들의 헌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만 성급한 연구 성과물을 요구하거나 기대해서는 안된다. 성급하게 연구 성과를 사업화해야 한다는 압박은 연구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보편적이지 않고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 성과물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제초로봇의 경우 일선 현장에서 반드시 접목돼야 할 신기술이기에 연구자들에게 시연회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켜서는 안된다. 지금은 시연회 실패 원인과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해 하루빨리 제초로봇이 현장에 접목돼 고령화로 고통받는 농업인들을 위한 ‘일손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에 전력을 쏟아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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