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는 마음은 순수해야 합니다”

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 김봉천 전 지산면 회장은 농자재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지산면회 운영비를 확보하고 장학 사업까지 펼쳐 지역사회에서 칭송이 자자하다.

김 회장은 지산면회 총무를 9년간 맡으면서 회비 거출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 고령 회원들에게 자발적인 회비 거출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최소 운영비조차 확보할 수 없는 현실에 고민이 컸다고.

지난 2009년 지사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는 곧장 영농자재 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했다. 회원이 필요로 하는 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해 회원들에게는 저렴하게 공급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농촌지도자회 기금으로 확보하는 방안이었던 것.

그러나 회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미 십수년간 거래해 온 거래처가 있는데다 김 회장이 추진하는 공동구매 사업이 얼마나 싸겠냐는 의구심이 앞섰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포기하지 않고 한번 믿고 참여해달라고 회원들을 설득했다. 우선 지산면회 회원들부터 참여가 시작됐다. 김 회장은 회원들이 주문하는 농자재는 현장까지 직접 배달을 도맡을 정도로 열정을 다했다. 어느새 믿고 참여할만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지산면에서 시작한 공동구매 사업은 진도군 전체로 확산됐다.

김석수 전 농촌지도자진도군연합회장은 “바쁜 영농철이면 농사일에 하루해가 짧지만 농자재 배달하는 것이 보통의 의지로는 안될 것”이라며 “오로시 농촌지도자회를 위해 헌신하는 김 회장이야 말로 이 시대 진정한 농촌지도자 자화상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산면 회장 재임 6년간 공동구매 사업은 활기가 넘쳐 3천만원 이상의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예상치를 초과한 운영비를 확보하면서 김 회장은 미래 농업을 책임질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펼쳤다. 임기내 6년간 장학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 훈훈한 귀감을 사기도 했다.

덕분에 김 회장만 바빠졌다. 현재 김 회장은 11,000평 농사를 짓고 있는데 요즘처럼 바쁜 영농철에는 꼼짝없이 농사일에 매진해야 하지만 여기저기서 농자재를 주문하는 농업인들로 인해  직접 배달까지 해주면서 눈코뜰새없이 바빠졌다. 농촌지도자회에 보탬이 되고자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농업인들의 성의를 생각하면 자신의 농사일보다 농자재 배달이 더 급하다고 김 회장은 귀뜸했다.

김봉천 회장은 “지난 과거 농촌지도자 선배들은 사리사욕보다는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선배 농촌지도자들을 따라가기에 한없이 부족해 부끄럽다”면서 “봉사는 순수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심을 버리고 농촌지도자회와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 열정적으로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