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산채로 유망…종자번식·조직배양 등을 통해 대량생산

음나무(Kalopanax septemlobus Koidz.)는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키가 30m까지 크게 자라는 장수성의 나무로 일반인에게는 ‘엄나무 백숙’과 ‘개두릅’으로 불리는 봄철의 고급산채로 잘 알려져 있다. 줄기에 억센 가시가 많이 있고, 민간에서는 귀신의 범접을 막는다고 해서 가지를 대문이나 방문 등 출입구에 꽂아 두었다.

또 충청도에서는 대문위에 매달면 도둑을 방지한다는 속설이 있다. 한방에서는 수피를 해동피, 근피를 해동수근으로 불러 한방재료로 사용해 왔고, 사포닌 등 다양한 약리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당뇨, 신경통, 관절염의 치료제로도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봄철의 고급산채로의 선호도가 크기 때문에 농산촌 소득증대 수종으로 음나무를 식재하려는 농가와 임가가 많아지고 있다. 음나무의 번식방법은 종자를 이용한 실생번식법, 뿌리를 이용한 근삽목법, 접목법, 조직배양법이 있으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이번 국립산림과학원의 음나무 육성 현황과 번식방법 소개를 통해 음나무를 재배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청송’, ‘청산’ 등 신품종 육성

▲ 음나무 새순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에서는 음나무의 용재수로의 이용을 목적으로 주로 생장과 통직성을 고려해 100본을, 그리고 식약용을 목적으로 100본을 선발했다. 선발된 개체는 가시의 유무, 엽병의 색 및 경화시간, 측아 발생수 등을 고려해 클론 검정(clonal test)을 실시했고, 청송, 청산, 청순1 등 3품종을 새순 생산 우수개체로 선발했다. 특히 ‘청송’은 2014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청송’은 줄기에 가시가 없는 민음나무이며 측아발생이 7개로 가장 많았고, ‘청산’은 줄기에 가시가 약간 있고 엽병이 연녹색이며 측아발생이 6개로 일반개체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순1’은 다른 품종에 비해 가시가 많지만 새순의 맛이 우수해 새로운 품종으로 육성됐다.
 
‘종자번식’이 재배의 첫걸음

소득을 목적으로 어떤 나무를 재배하려고 할 때 그 나무의 번식기술을 제대로 익히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음나무의 경우는 가장 보편적이고 손쉬운 종자번식(실생번식) 방법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음나무 재배의 첫 걸음이 된다.  

▲ 1년생 묘목의 굴취
음나무의 종자번식(실생번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채종적기에 종자를 따는 일이다. 종자가 익는 시기는 지역이나 개체목에 따라 다소 다르나 10월 중하순경 열매가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할 무렵이 종자의 채종 적기가 된다. 음나무의 종자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과육에 다량의 정유물질이 함유돼 있어서 수분의 흡수를 저해하므로 과육을 제거하지 않으면 발아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채종 적기의 종자를 채종해 열매를 물에 넣어 불린 후 흐르는 물에서 손으로 비벼 종자와 과육을 제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위에 뜨는 과육껍질과 덜 익은 종자는 버리고 충실하게 잘 익은 종자를 선별한 다음 흐르는 물에서 기름띠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씻어 준다. 다음 종자와 젖은 모래를 1:3 정도로 섞어서 냉장저장(1~4℃)하거나 땅에 노천매장 시킨다. 변온처리를 하면 발아가 촉진되는데 상온과 냉장고에서 각각 1개월 정도씩 교대로 보관을 하면서 변온처리를 한다. 땅에 노천매장을 시킨 경우는 다음해 봄에 밭에 상을 만들어 파종하거나 1년을 그대로 더 두었다가 그 이듬해 봄에 준비된 상(bed)에 파종을 한다. 충실한 종자는 당년에 발아가 되지만 후숙이 덜된 종자는 2년째 봄에 발아가 된다. 채종 후 약 15~16개월에 종자가 발아되는 것이다. 

파종은 종자에서 싹이 껍질을 뚫고 나올 때 적기가 된다. 파종 방법은 준비된 육묘상에 흩어 뿌리거나 줄뿌림 혹은 육묘상자를 이용해 파종하기도 한다. 흩어 뿌림과 줄뿌림의 경우에는 묘상에 퇴비를 충분히 넣은 다음 깊이 갈고 이랑높이20cm, 너비는 120cm로 만들어 ㎡ 당 약 9.1g(0.05 ℓ)의 종자를 고르게 흩어 뿌린다. 혹은 약 10cm 간격으로 조파하고 흙으로 얕게 복토하고 왕겨나 볏짚 등으로 덮어 마르지 않도록 하고 충분히 관수해준다.

파종상 관리는 파종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싹이 나온다. 봄에 너무 일찍 파종하게 되면 저온 피해를 받기 쉬우므로 중부지방이나 고지대에서는 저녁에 발아상 위에 비닐 거적 등으로 덮어 주어 어린묘를 보호해야 한다. 또한 음나무는 어릴 때 모잘록병 발생이 심하므로 발아 시부터 옮겨심기 직전까지 1주일 간격으로 안타, 다찌에이스 등을 살포해 병해를 방지한다.

4년생 미만의 나무로 ‘뿌리삽목’

▲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음나무 재배지
음나무는 두릅나무처럼 뿌리삽목(근삽)으로 묘목을 만들 수 있다. 이 방법은 선발한 개체를 그대로 복제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음나무는 뿌리가 직근으로 내리기 때문에 대량으로 삽수를 채취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또한 모수의 나이가 들수록 삽수의 발아가 안돼 3년생 이상의 나무는 발근이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음나무의 종자 결실은 해걸이가 있고 기상조건에 따라 풍흉이 심해 안정적인 종자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뿌리를 이용한 근삽목의 방법이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다. 뿌리 삽목은 어미나무가 어릴수록 싹이 잘 올라와서 묘목이 되므로 가능한 어린나무 즉 1년생에서 4년생 미만의 나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근삽수의 길이도 중요한데 1~2년생 모수의 뿌리라면 10cm 정도이면 무난하고, 3~4년생 모수의 경우는 12cm 정도로 다소 길게 삽수를 만들어야 발근이 잘되어 묘목이 된다. 근삽수의 채취는 3~4월경 모수의 신초가 나오기 전에 해야 한다. 새싹이 나오기 시작하면 근삽목의 발근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근삽목은 노지에 직접하는 것보다는 하우스 내에서 하는 것이 발근이 잘되고 병해충의 방제가 용이해 보다 건전한 묘목으로 육성하기가 쉽다. 가을에 삽목을 하면 전혀 발근이 되지 않는다. 근삽목은 삽수를 횡으로 눕혀 삽목을 하는 횡삽이 일반적이며 삽수의 복토는 3~4cm 정도로 한다. 상토는 물빠짐이 좋은 마사토 혹은 미사질 양토가 좋다. 삽목 후 충분히 관수를 해주고 볏짚 등으로 덮어주면 수분유지와 보온효과가 있어 발근이 잘된다.

삽목 후 보통 4~5주 후에 새싹이 올라오고 근삽수에는 잔뿌리가 형성된다. 삽목묘의 관리는 하우스 내에서는 상토가 건조하지 않도록 간헐적인 관수가 필요하고 5월 이후 한낮의 온도가 20℃ 이상 고온으로 올라가면 하우스의 측면을 열어서 환기를 시켜준다. 봄에 삽목을 해 가을까지 육묘를 하면 묘고가 40~60cm까지 자란다. 근삽목 시 너무 촘촘하게 삽목을 하면 발근묘의 잎이 밀생하게 되므로 약 15~20cm 간격으로 삽목을 하도록 한다. 또한 배수가 나쁘면 여름철 우기 시 입고역병이 발병을 하게 되므로 물이 고이지 않도록 배수에 철저를 기한다.

생육기간 중 생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비가 필요하며 요소 혹은 복비를 1~2회 살포한다. 추비는 8월 이후에는 주지 않는다. 묘목의 육성은 토양은 배수가 잘되고 통기성이 양호한 사질양토가 가장 좋으며 퇴비나 유기물을 충분히 시용해 수분조건과 통기성이 좋은 토양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조직배양법으로 대량생산 가능

▲ 조직배양으로 유도된 인공씨눈(체세포배)
직배양 기술은 전통적인 번식 방법이 어려울 때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그러나 숙련된 기술과 설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묘목의 생산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음나무는 여러 가지 조직배양 방법 중에서 체세포배발생 기술을 통해 선발한 개체의 대량생산 실용화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음나무의 조직배양 기술은 1999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공학과에서 처음 개발됐다. 여러 가지 배양기법 가운데 체세포배 유도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나타났다. 조직배양 기술은 약간의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해 일반인들이 쉽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음나무의 경우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조직배양법으로는 ▲배발생 캘러스 유도 ▲ 체세포배 유도 ▲ 체세포배 발아 ▲ 식물체 재생 및 순화묘 육성 등이 있다.

농산촌의 소득수종으로 자리매김

▲ 포트표로 육성된 음나무 조직배양묘
음나무순의 수요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이상에서 설명한 몇 가지 방법을 응용하면 음나무의 묘목 생산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종자를 이용한 실생번식과 어린모수를 이용한 근삽(뿌리삽목)을 추천할 수 있다. 실생번식은 잘 익은 종자의 채취를 한 다음 과육을 제거하고 종자만 선별해 젖은 모래와 섞어 저온저장(2~4℃)했다가 그 이듬해 봄에 파종을 한다. 당년에 발아가 안되는 것은 그 이듬해 봄에 대부분 발아가 된다. 이 방법이 음나무의 가장 손쉬운 번식법이다.

또한 근삽으로도 묘목을 만들 수 있는데 3년생 미만 모수의 뿌리를 휴면기(12월 ~3월)에 잘라서 수평으로 삽목하면 묘목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음나무는 뿌리가 직근으로 내리는 특성이 있어 대량의 근삽수 채취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조직배양은 배양시설과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고 묘목의 생산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으나 단기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약리활성이 뛰어나거나 새순의 맛이나 향기가 좋은 것, 기타 통직성 등 용재로 선발된 개체의 번식이 이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음나무 번식기술을 잘 익혀서 농산촌의 소득수종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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