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 지방도매시장 활성화 방안 토론회

가락시장으로 집중되는 물량을 지방도매시장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예약출하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중앙-지방 도매시장법인 간 상호출자를 허용하고, 출하차량 중간하역 등 공동운영체계를 통한 파이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내년도 도매시장 정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5대 정책과제가 소개됐다.


“예약출하를 통한 중간하역 체계 필요”

지난 10일 천안시청에서는 ‘지방도매시장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KREI 현장토론회가 개최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성우 박사는 ‘지방도매시장 현실과 활성화 과제’를 통해 △가락시장 등 대도시 도매시장 중심의 거래물량을 지방도매시장으로 분산시키는 ‘파이의 재조정’ △도매시장 이외 경로로 유통되는 물량을 지방도매시장으로 유도하는 ‘파이의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김성우 박사는 “대도시 도매시장의 예약출하시스템 구축으로 출하자의 사전 출하물량 분산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산지 출하자가 도매시장을 경유하는 중간하역시스템을 구축, 대형도매시장의 1차 하역과 지방시장 전송을 위한 2차 하역을 축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해 중앙도매시장과 지방도매시장의 법인 간 상호출자 허용으로 출하차량 중간하역 등 공동 운영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농안법 개정을 통해 대도시 도매시장과 지방도매시장 간 효율적인 물량 하역 및 분산을 위한 상호간 부분 투자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가 제시한 지방도매시장 활성화의 주요 과제는 △전국 공영도매시장 분류체계 재정비 △도매시장 종사자의 지정 및 허가유효기간 장기화 △예약출하시스템 및 중간하역시스템 구축 △도소매 복합기능 수행을 위한 시설개선 및 취급품목 확대 △중도매인 양성 및 규모화 △도매시장 관리체계 보완 등이다.

“제3자 판매, 물류 효율화 가능”

토론자로 참석한 농촌진흥청 위태석 박사는 “시장을 가장 잘 아는 도매시장 종사자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통해 도매시장의 하드웨어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가락시장처럼 제3자인 관리공사가 좌지우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가·수의거래가 90% 정도인 일본에서는 사전적 수급조절에 따라 중앙시장에서 지방시장으로 재전송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면서 “대량물류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택배시장의 예처럼 대형시장에 집중된 후 다시 분산될 수 있도록 농안법이 규제하고 있는 제3자 판매를 허용해야 물류 효율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오세복 사무국장은 “도매시장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시설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일본이 5개년 단위로 시설정비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국장은 “이미 지방시장은 순회수집 차량을 이용한 수집활동 사례가 많을 뿐만 아니라 중도매인과 상생을 사례로 천안청과의 ‘ALL FRESH’ 소매판매장 브랜드가 있다”고 소개했다.

‘ALL FRESH’는 ‘천안청과-중도매인-소매판매자’의 상생 및 공생모델. 천안청과가 브랜드 특허를 가지고, 정가·수의매매로 중도매인이 소매판매자와 전속거래하는 방식이다. 현재 천안시내 1호점과 2호점이 운영 중이다.

“5대 연구용역을 통한 도매시장 재설정”

농림축산식품부 김고은 사무관은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효과적인 저온창고 사용료 인하에 이어 내년에는 저온창고 투자사업이 시작된다”면서 “지방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권역별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줄이고, 장기적인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5대 연구용역을 통해 도매시장의 틀을 바꿔보려 한다”면서 5대 연구용역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중앙과 지방시장의 분류체계 개편이다. 중앙시장과 지방시장의 특성에 맞는 정책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전국 공영도매시장 분류의 재정비다.

 둘째, 관리체계 개편이다. 특히 대부분 관리사무소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도매시장의 관리체계에 대한 개편과 관리기법에 자율과 자치를 부여하기 위한 검토작업이다.

셋째, 시설현대화 사업의 민간투자다. 매년 1개소 이상의 시설현대화가 어려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민간투자유치를 위한 방안과 식자재 취급, 산지·거점형 도매시장 등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계획 마련이다. 넷째, 규제완화다.

도매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례조항을 검토하는 등 개설자 시장관리에 규제완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다섯째, 로컬형 도매시장 구축이다. 춘천도매시장의 예처럼 지역농산물 유치에 적극적인 혜택 부여가 필요하고, 예약 출하를 통한 중간하역체계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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