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 새희망, ‘무논점파’‘제초로봇’

정부가 쌀 시장의 빗장을 풀면서 쌀 산업은 붕괴 직전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쌀 관세율을 513%로 정했다고 하나, 협상과정에서 관세율이 사수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려들어오는 수입쌀을 걱정하기 보다는 값싼 수입쌀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다. 우리 농업은 언제나 위기에 직면해 왔고, 농업인들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로 삼는 슬기로움으로 극복해 왔다. 지금의 위기도 수입쌀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쌀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봉에 서 있는 곳이 바로 농촌진흥청이다. 농촌진흥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쌀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쌀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무논점파’, 노동력보다 16배나 빠른 ‘잡초 제거 로봇’등 다양한 연구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글 싣는 순서
Ⅰ. 용도별 기능성·가공용 쌀 개발로 소비 활성화
Ⅱ. 수입쌀보다 맛과 품질이 우수한 쌀 개발
Ⅲ. 쌀 생산비 절감 ‘직파재배 및 정밀 농업기술’
Ⅳ. 쌀 수출 및 열대지역 적응 벼 개발


■ 생산비 절감 연구로 탄생한 ‘무논점파’


벼 재배는 5천여년 역사를 거치면서 시대적 여건에 따라 많은 변화를 꽤해 왔다. 농업·농촌의 노동력이 부족해짐에 따라 지난 1970년대부터 손 모내기가 기계이앙으로 발전했다.
그러다 1990년대 초부터 못자리가 생략된 직파재배가 첫 선을 보였다. 못자리가 생략된 직파재배는 보급된지 5년만에 벼 재배면적의 11%인 11만8천ha까지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입모와 수량이 불안정한 탓에 더 이상 재배면적이 늘지 못하고 ‘무논점파’ 재배기술에 자리를 내줬다. 

벼농사 비용절감 기술로 개발·보급되고 있는 직파재배는 건답직파, 무논골뿌림, 무논점파 순으로 안정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담수조파와 항공직파 기술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건답직파는 마른 논에 파종하므로 작업이 쉬우나 잡초발생이 많고, 무논골뿌림은 생육이 균일하고 도복경감효과가 크나 파종작업
▲ 쌀산업의 경쟁력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쌀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최일선에 선 농진청은 생산비와 노동력을 최소화하고 최대성과를 낼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최근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무논점파’는 농업인들의 폭발적인 호응 속에 재배면적이 5년만에 120배나 늘었고, 제초제나 인력으로 제거해야 했던 잡초를 로봇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제초로봇’을 개발해 기존 노동력과 견줘 16배나 향상 시켰다. 쌀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인헬기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무인헬기를 이용한 항공직파는 싹을 틔운 볍씨를 파종장치가 부착된 무인헬기로 2~3m상공에서 직접 파종하는 기술로 균일하게 파종작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못자리 설치가 필요 없고, 10분만에 1ha(10,000㎡)정도를 파종할 수 있어 기존의 기계이앙에 비해 모내기 노동력을 92%정도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초생력 재배기술이다.농진청은 무인헬기를 벼농사뿐만 아니라 과수, 채소, 축산 등 다른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무인헬기의 확대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에 알맞은 논 굳히기가 어렵다. 반면 무논점파는 일정간격으로 점파되므로 이앙재배와 같이 생육이 균일하고 수량의 안정성이 좋다.

■ 쌀산업의 희망 ‘무논점파’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무논점파’ 재배기술은 당시 획기적이었다. 직파재배를 보완한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
무논점파는 파종기를 이용해 물을 채웠다 뺀 논에 싹의 틔운 볍씨를 6립 정도씩 모아 뿌리는 방법으로, 이앙 못지않게 파종돼 생산비와 노동력을 동시에 절감하는 기술이다.

 특히 무논점파는 키다리병 발생을 줄이는 등 병충해에 강하고, 볏대가 튼실하고 분얼이 잘 돼 수확량도 기계이앙과 견줘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전체 벼농사와 비교해도 1㏊당 35.3%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데 이는 기계이앙 대비 21%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농촌 고령화 등에 대비한 필수 대처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쌀 생산비를 줄이는 차원에서 시작된 ‘무논점파’ 재배기술은 일선 현장에서 농업인들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쌀산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 농가들의 무한 신뢰받아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무논점파 재배기술을 전국에 시범 보급한 결과 재배면적이 2008년 100ha에서 지난해 1만2,193ha로 5년만에 무려 120배가량 늘었다.

무논점파 재배기술이 영농현장에 적극 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적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볍씨가 점파 파종됨과 파종된 종자의 싹이 잘나오고 뿌리 활착이 잘 돼 초기 입모와 생육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업인들의 반응을 조사한 결과 무논점파는 작업성능이 96.9%, 파종상태가 93.7% 보급전망이 68.8%로 농가들의 무논점파 기술에 높은 신뢰성을 나타냈다.

특히 벼 무논점파를 할 경우, 기존의 중모 기계이앙보다 노동력 투입시간을 35.3%까지 줄일 수 있고 전국 10만ha에 재배하게 되면 해마다 1,020억 원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어 농업인들의 소득 창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 한희석 박사는 “오는 2017년까지 8만 4,000ha로 벼 무논점파 재배기술을 확대 보급해 우리 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고 밝혔다.

■ 농촌 일손 특급도우미‘제초로봇’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농업·농촌에서 일손이 달리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벼농사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반드시 인력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력을 동원해 제초제를 뿌리거나 손으로 뽑아야 했던 잡초제거 작업은 앞으로 ‘제초로봇’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인구 고령화와 농촌 노동력 부족의 심화로 벼농사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김매기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벼농사용 제초로봇을 개발했다.
제초로봇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위성항법(GPS)기술을 이용해 논의 모를 감지한 다음 모열을 따라 모를 밟지 않고 자율적으로 주행하면서 제초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로봇은 위성항법장치와 주행부, 제초부, 하이브리드 동력 등 하드웨어와 무논에서의 직진, 선회, 주행작업을 스스로 조종하는 제어프로그램으로 이뤄져있다. 고무궤도형 바퀴를 채택했고, 전기모터와 가솔린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력을 탑재해 무논에서 5〜6시간 연속작업을 할 수 있다.

특히 제초로봇은 무논에서 ±3㎝의 오차 범위로 모열 사이를 주행해 벼에 피해를 주지 않고 1시간 동안 10a를 작업할 수 있어 인력 제초보다 16배 능률적이다. 모내기를 한 지 3〜4주 뒤부터 2〜3주 간격으로 5회 정도 제초작업을 하면 초기에 잡초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잡초 제거율은 80% 정도다.
제초로봇이 개발됨에 따라 잡초를 뽑는 힘든 작업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게 돼 앞으로 농촌의 일손 부족 해결과 친환경 벼농사 재배 면적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농진청 김상철 연구관은 “이번 제초로봇 개발 기술과 방위사업청이 보유한 로봇제어 기술을 접목해 앞으로 밭농업 제초로봇 등 다양한 농업용 로봇 개발을 통해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 부족 등 사회적·경제적 문제도 적극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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