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8일 대구, “개방 품목수 줄이고 주력품목 관세철폐” 요구


 “연내 타결 위한 급진적 합의” 예측…농업계, 반대운동 전국 확산



박근혜대통령과 시진핑주석 한·중 양국 정상이 지난 3일 FTA를 연내 타결하겠다고 선언한 뒤, 중국산 농산물의 완전개방을 기정 사실화하는 여론몰이가 거세다. 특히 14일부터 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진행되는 한중FTA 제12차 협상에서는 그간 민감분야로 다뤄졌던 중국측의 제조업분야 우리측의 농수산물시장에 대한 개방 논의가, 양측 정상의 의지대로 급진전될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하다. 농업계가 공황상태다. 

이런 예상은 시진핑 주석이 방한 때 풀었던 ‘선물보따리’에서 이미 예견됐다는 전언이다. 제조업 이해당사자인 국내 대기업들에게 투자기회를 열거하고, 까다로운 위생기준을 내세워 수입을 차단했던 김치에 대해 다시 문을 열겠다는 등 협력분야를 제안한 것은, 우리측에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기 위해 ‘밑밥’을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FTA협상 개최 관련, 최근 보도자료를 내면서 “금번 협상에서는 지난 3일 한중FTA 연내 타결 노력을 강화하기로 한 양국 정상간 합의를 바탕으로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및 협력 분야 등 전 분과에 걸쳐 포괄적이고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러 안건에 대한 상당한 합의, 즉 농수산물시장 개방을 결정할 정도의 의견교환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농식품부는 최근 “중국이 개방을 요구하는 (농수산물)품목 수는 줄였지만 농산물 중 자국의 수출 주력 품목, 고관세 품목, 밭작물 품목을 중심으로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관세철폐 품목을 요구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양국의 개방안과 개방요구안을 교환해 전반적인 개방수준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구체적인 품목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내외 적극적 협상여건 등을 감안하면 12차협상 이전에 충분히 논의됐을 사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농민들의 분노가 전국에서 표출되고 있다. 제주도내 농민단체 연합인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지금 농심은 쌀시장 완전 개방(관세화)과 한·중FTA 연내 타결 합의 등으로 우리 농산물의 보호장벽이 잇따라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다”며 한중FTA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이 때 축산단체인 한우협회도 성명을 냈다. 협회는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한으로 한중FTA와 농축산물 개방이 급진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한중FTA는 우리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규모를 예측조차 하기 어려운만큼 FTA를 체결하려면 농업을 예외로 하고 아니면 협상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중FTA협상이 열리는 당일날 대회장 밖에서는 대규모 농민집회가 예고되고 있다. 집회를 준비하는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우리측이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갖는다는 것은 농산물시장을 양보하는 일 밖에 없고, 이는 농민의 생존권이 박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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