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유통’·‘소비’ 분업화로 ‘우리맛닭’ 산업화 가속

  

기존 토종닭시장 위협, ‘우리맛닭’ 독자시장 구축
매년 기록적인 매출 신장…비결은 차별화된 육질


농촌진흥청이 15년간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2008년 첫 선을 보인 순수 재래닭 ‘우리맛닭’의 산업화가 가파르다. 기존 닭고기 시장에서 ‘우리맛닭’이 과연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우려를 뒤로하고 ‘우리맛닭’은 대한민국 최고의 닭으로 입지를 다져 나가고 있다.

우리맛닭은 전남 화순, 전북 부안, 경기 파주, 경북 구미 등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 지역 명품닭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맛닭’은 현재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종계분양 등 업무를 농촌진흥청에서 이전받고 산업화 추진에 후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실용화재단은 지난달 24일 하복농장 손길준 대표, 성실그린축산 배신국 대표, 큰나무집 조갑연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날 감사패 수상자들은 ‘생산’, ‘도계·유통’, ‘소비’ 등 철저한 분업화를 통해 우리맛닭 산업화를 꽤하고 있어 업계의 주목받고 있다. ‘종계·실용계 생산’은 하복농장이, ‘도계·가공·유통’은 성실축산이, 소비는 큰나무집에서 전담하면서 독자적인 산업화를 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5년 우리맛닭 시범사육을 계기로 연을 맺은 하복농장은 종계장, 부화장, 실용계농장 등 우리맛닭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맛닭 종계는 2천수 규모로 사육중이며, 실용계 농장에서는 연간 50만수 내외의 우리맛닭을 생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복농장이 우리맛닭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도계와 유통, 가공을 전담하고 있는 성실축산과 손을 맞잡으면서 가능해졌다.
성실축산의 최대 거래처인 큰나무식당에서 기존 토종닭과 육질이 차별화된 닭을 납품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전국을 수소문하던 차에 하복농장에서 사육중인 우리맛닭을 접하게 됐고, 그길로 하복농장과 상생을 맺었다. 

성실축산은 현재 전국 각지 우리맛닭 유통망을 구축하고 연간 30만수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북 성주군에 5백여평 규모의 우리맛닭 전용 가공장을 준공,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했다. 
배 대표는 “우리맛닭은 기존 토종닭 육질과 차별화를 꽤하면서 매년 성장세가 가파르다”면서 “우리맛닭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들로부터 우리맛닭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우리맛닭이 대한민국 최고의 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도계 문제가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성실축산은 우리맛닭 실용계가 있는 경북 구미, 김천에서 상차작업을 해서 도계장이 있는 경남 통영까지 왕복 400km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배 대표는 “도계를 위한 왕복거리도 문제지만 전용 도계장이 없다보니 도계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등 갖가지 문제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 “우리맛닭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규모도계장 등 전용도계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계품질에 대한 논란은 큰나무집 조갑연 대표도 열을 냈다. 우리맛닭은 기존 토종닭과 차별화를 꽤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도계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해 고객들에게 늘 죄송스런 처지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우리맛닭 전용 도계장이 없다보니 도계된 우리맛닭의 품질이 전부 제각각이다”면서 “아무리 요리를 잘한다 할지라도 도계품질이 일정하지 못한다면 우리맛닭의 산업화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큰나무집은 한강이남 최고의 백숙집이라 칭송을 받을 정도로 유명세가 대단하다. 큰나무집은 기존 토종닭에서 우리맛닭으로 전환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하고 있다. 매년 30% 이상 신장세를 기록할 만큼 큰나무집은 연매출 20억원을 훌쩍 뛰어넘어 닭백숙 전문식당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섰다. 

이날 우리맛닭 산업화 현장을 찾은 장원석 이사장은 “우리맛닭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제역할을 다해온 이들의 희생과 감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감사패는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앞으로 실용화재단도 우리맛닭 산업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우리맛닭이 안고 있는 현안들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실용화재단이 앞장서겠다”면서 “실용화재단은 기술이전에만 만족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실용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방위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